대략 삼주 전부터 집으로 담배 냄새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첫날 느꼈을 땐 외출해서 머리카락에 밴 건가? 했어요. 킁킁 거리며 머리카락을 코로 끌어당겨봤는데 아니었어요.


그 후로 시도 때도 없이 담배 냄새가 나는데 원인을 못 찾겠는 거예요. 오복이가 설사를 하루에 네다섯 번 하고 있어서 똥 썩는 냄새인가? 일회용 팩에 넣어 묶어서 베란다에 놓는데? 아니었죠. 음식물 쓰레기? 아니었고요. 주방 개수구? 청소 했어요. 화장실? 청소 했어요. 분명 담배 냄새 인 것 같은데, 아니 왜 집에서 그 냄새가 나냐고요. 신랑은 무덤덤하게 있는데(연휴라 주로 집에 있었음) 저는 점점 미쳐가고 있었지요.


저층 세대가 아니라 건물 밖에서 유입되는 건 아닐테고, 복도식 아파트가 아니니 복도 라인에서 피우는 사람 없을 거고, 현관 문 열고 맡아봐도 안 나는데 대체 어디서 나는 거냐고요. 갑자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냄새가 나고, 헛것이 보이는지 집 안도 뿌옇게 보이는 것 같았어요. 우리 집 안에 누가 살고 있는 것 같고 내가 이상한 건가? 내 코에 누가 니코틴 심어놓은 것 같고 정신병 걸린건가? 수백번을 의심했었어요.


신경이 얼마나 날카로워 지는지. 오복이한테도 짜증내고, 욕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오려고 살살 간질이는데 이러다 사람 치는거구나, 살인충동은 이렇게 느끼는 거구나 싶더라니까요.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전입세대가 있나보다, 아랫집은 애들이 있는 집이고(이사하기 전 인사함), 윗집은 두 분이 다 일을 하셔서 낮엔 사람이 없다.(얼마 전 누수 문제로 인사함), 앞집도 아이들 있고 맞벌이 하는 걸로 보인다.(이사 후 인사 하며 지냄) 그래서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 봤습니다.


OOO동 OO라인에 최근 전입세대가 있느냐고 물어봤어요. 어느 세대라는 걸 알려주진 않겠죠. 프라이버시가 있으니까. 그냥 전입세대가 있나 확인하고 싶었는데 뒤져봐야 한다고 답을 피하면서 왜 그러냐고 묻더라고요. 담배냄새가 나서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난색을 표합니다.


우리 아파트가 금연아파트가 아니라 건물 내부에서 흡연하지 말라고 말은 해도 사실 힘들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금연아파트로 지정된 곳도 말이 많더라. 내 집에서 피는 것도 뭐라고 하냐고 화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한 경우 “니가 내 담배 사주냐? 왜 나한테 뭐라고 하냐?” 라고도 한다는군요. 홍보방송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건 전부터 쭉 해왔던 것이라 솔직히 저한텐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없습니다.


네, 뭐 압니다. 금연아파트가 아닌 것도 알고 있고, 자기 집에서 담배 피는 것 누가 뭐라겠어요. 관리사무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알고 전화 받는 분 입장 이해도 가요. 말로 글로 알아듣고 이해하는 배려심 있는 사람이면 애당초 건물 밖 흡연 공간에서 담배 피웠겠죠. 안 그런 사람이니 집에서 뻑뻑 피우고 있는 거겠구요.


다 알겠는데 제가 미쳐버릴 것 같네요. 내 집에서 내가 이렇고 있어야 하는 것이 화가 나고 감정이 다스려지지 않으니 문제인거죠. 신랑은 향초를 피우라는 소리나 하고 있고, 관리사무소에 전화 좀 해 보라니 저보고 하라고 수수방관 하고 있으니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고 제가 정신 빠진 사람 같은 거죠.


지난 9월, 엘리베이터에 호소문이 붙은 적 있었어요. 실내흡연으로 고통 받고 있단 내용이었는데 몇 호에 사시는 분인지 모르겠지만 손잡고 얼마나 힘들었냐고 위로하고 싶어요. 사진엔 없지만 그 다음에 봤을 때 그 호소문 밑에 "맞아요" 라는 다른 입주민의 댓글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 관리사무소에서 금연 안내문을 붙였죠. 저도 써 붙여야 할까봐요. 담배 피는 사람이 봐 줄는지 모르겠지만 누가 흡연하고 있는지 특정이 안 되니 피는 마르고 분노만 쌓이네요. 전 다른 사람에게 피해 안 주고 내 집에서 사람답게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 글을 써 놓고 발행하기 전 기적적으로 담배냄새가 멈췄어요. 지금 삼일 째 평온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쾌할 수가 없어요. ㅠㅠ 앞으로 더이상 이런 지옥은 맛보고 싶지 않습니다. ㅠㅠ 열받아서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에 급 문제가 해결 되어 머쓱하네요. 써 놓은 것 아까워 발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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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밋첼™ 2015.01.13 2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 환기구를 통해 유입이 되더군요
    저도 새벽에 출근하려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담배냄새가 날 때가 종종있어 짜증이 나곤합니다

    흡연의 자유보다 우선하는게... 생명권을 포함한 혐연권 이라는게 2004년인가 대법원 판결이었습니다

    쭉~~ 담배냄새 없이 편하셨으면 좋겠네요

  • 꾸러기아저씨 2015.01.14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공동건물에 살면서 집안에서 피우는 사람들이 있나보네요.
    엄청 짜증나죠 담배냄새란것이요. 제가 2층에 사는데 지나가는 행인들 담배연기때문에 창문도 못열고 살거든요.
    여름엔 특히나 더 그렇죠. 서로 배려를 해가면서 살았으면 좋겠네요.

  • 미친광대 2015.01.15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흡연에 관해서는 뭐.. 크게 뭐라할 입장은 못되는데 적어도 남에게 피해가 가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죠. 예전에 저희집 아랫층에 사시던 분이 밤마다 화장실에서 피우는지 온 집에 담배냄새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직접 찾아가 상황을 말하고 부탁까지 했더랬죠. 계단에서 피우시는 어르신도 계시는데 매번 싸우기도 그렇고 해서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저희도. 공동생활 하면서 기본 에티켓 정도는 지켜졌음 좋겠네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흡연자도 집에서의 그런 냄새에는 민감하기 마련인데.. 아무튼 이젠 상쾌한 나날이 이어지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