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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이가 유치원에서 강낭콩 키우기 키트(화분, 흙, 강낭콩)를 들고온 것이 지난 4월입니다. 그간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등 먹을 수 있는 식물 키우기는 수확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실패했었어요. 하여 강낭콩도 심히 걱정이 됐죠. 그치만 죽이되건 밥이되건 심어는 봐야죠.


흙 속에 강낭콩을 슬쩍 밀어넣고 물을 촉촉하게 준 뒤 볕이 드는 창가에 놨어요. 그사이 호기심 많은 오복이가 흔들어대고 휘저어서 강낭콩이 드러나고 그래서 싹도 안 날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웬일? 떡잎이 머리를 내미는데 경이로웠습니다. 내가 씨앗부터 발아를 시키다니! 씨.발.아. 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너무 잘 자라는거예요. 하루만에 몇 cm가 크는지, 오전 다르고 오후 다르더라고요. 엄청 신기했어요. 그리고 곧 강낭콩이 자라는데 화분이 너무 작다는 걸 깨닳았죠. 아우. 어쩌냐 흙도 없는데. 분갈이는 또 어쩌고. 고민하는 중에도 참 잘 자라더군요.


아이랑 강낭콩 키우기는 할만한 것 같아요. 변하는 것이 바로 바로 눈에 보이니까 어린 아이가 보기 좋아요. ㅋㅋ 동화책 [잭과 콩나무]를 읽으며 하늘까지 자라면 어쩌냐, 오복이가 젤 가벼우니까 올라가서 황금 가져달라, 하프는 가져오지 말자 자꾸 말하니까 등등 농담따먹기 하면서 상황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시댁에 간 김에 흙을 좀 가져와서(농사를 지으셔서 ㅋㅋ) 큰 화분으로 바꿔줬어요. 지금에서보니 더 큰 화분이었어야 했어요. 신랑이 이거면 된다해서 그러라고 한 것이 실수. 그땐 강낭콩이 이렇게 잘 자라는 식물인줄 몰랐어요. ㅋㅋ


덩굴을 감는다고 해서 원예용 철사를 사서 세워줬는데 60cm로도 부족하더라고요. 초보는 웁니다. 어쩌란말입니까. ㅋㅋㅋㅋㅋㅋ 마침 위에 커튼봉이 있어 그걸 지지대삼아 실을 걸고 철사에 테이브로 붙여서 고정. 별 난리를 다 쳤어요.


손으로 좀 만져주긴 했지만 기가막히게 잘 감고 가더라고요. 기특한 녀석들. ㅋㅋㅋ 손으로 만지면 까끌까끌해서 겁났어요. 이런걸 뭐 해 봤어야 말이죠. 오복이에게도, 저에게도 첫 경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가 다르게 커갑디다.


근데 원래 이런가요? 한 달도 안 됐는데 제 키만큼 자라더니 어느순간 커튼봉까지 감았어요. 5월 후반으로는 사진도 잘 안 찍었는데 커튼봉 양쪽으로 엄청 뻗어서 다시 휘감고 위에서 뭔 일이 났는지 몰라요. ㅋㅋ


그리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앙증맞은 하얀 꽃이 여기저기서 나타났어요. ㅋㅋ 이것도 자고나면 하나씩 꾸준히 발견의 즐거움을 줬습니다. 볕이 드는 쪽으로 피니까 그냥은 잘 안보이고 관찰해야 하더라고요.


꽃이 피니까 예전에 블루베리 키울 때 꽃이 피면 붓으로 살살 문질러서 인공 수정을 시켜주란 말이 떠올랐어요. 가정 집에 벌과 나비가 없으니 뭔가 해주긴 해야 할 것 같은데 방법 1도 모름. ㅋㅋ 그래서 환기나 시켜주며 바람불면 어떻게 되겠지 이런 맘으로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낭콩 키우기가 좋은게 일자무식이라도 꼬투리까지 잡히는걸 볼 수 있더이다. ㅋㅋ 물주고 환기만 시켜줬는데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꼬투리 잡히고, 꼬투리 점점 늘어지고. 우왕.


또 하나의 난관. 꼬투리가 볼록볼록 알이 차는것이 보이는데 언제 수확해야 하는지 모르겠는거예요. ㅋㅋㅋ 그래서 7월 5일 제일 먼저 꼬투리 잡히고 볼록했던걸 강제 열어봤는데 힝, 좀 더 있어야 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머지는 한참 있다가 따보는걸로.


시간이 지나니 잎이 자꾸 쳐지고 떨어지더라고요. 열매를 맺기 위한 선택인지 뭔지. 뭘 더해줘야하는지 몰라서 초조한 맘도 있었는데 지금 생긴 꼬투리 잘 보존해서 오복이랑 밥이나 한 번 해 먹음 좋은 관찰이었다 생각하려고요. 여기까지 온 것만 봐도 잘 했다 싶어요. ㅋㅋㅋ 4월부터 7월까지 이걸 기다렸다 포스팅하는 저도 참 멋져요. 셀프 궁디팡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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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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