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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칭찬하는것에 인색합니다. 더 정확히는 표현하는 것이 서툽니다. 누구 블로그에 덧글을 다는것은 자신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면 속이 편한데 아는 사람한테는 뭐 그렇게 상황을 따지고 생각이 많아지는지요. 의식은 하고 있는데 표현하려면 늘 타이밍이 어긋나네요. 이것도 핑계인데 진짜에요.

해서 곁이 자주 있는 남친이 아무래도 피해를 입는데요. 잘 해주는것도 많은데 저는 자꾸 맘에 안드는 것을 크게 말하고, 구박하고 투덜대고 그럽니다.


왜 남편이 밖에서 뼈빠지게 일하고 퇴근해서 들어오면 집에서 좀 쉬고싶은데 마누라는 바가지 긁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면서 누구네는 얼마를 벌고 이번에 승진을 하더라 이런 말들고 기 팍팍 죽이는 장면 어디서든 한번쯤 보셨잖아요? 저도 그렇게 될 것 같아서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해요. 저도 마음은 남친의 모든걸 받아주고싶고, 헤아려주고싶은데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되면 욱! 욱! 어김없이 다다다다 따발총을 쏘게 되네요. 허허.

언젠가 남친으로부터

너는 내가 하는거 전부 마음에 안들지?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내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이 사람이 내가 자길 좋아한다는걸 모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봤어요. 편지를 쓸까? 말을 직접 해볼까? 선물을 할까? 요리를 해볼까? 막상 편지를 쓸려고 하니까 도대체 무슨 말 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고, 말로 하려니 대화 타임 잡기가 힘들고, 선물은 내가 선물이지 뭐 하는 자만심에, 요리는 최근 계속 늦은 퇴근시간과 주말 업무로 패스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결국엔 짧은 메세지로, 기분 좋게나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아래와 같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멋져보일때> 시리즈.

번호붙여서 이럴때 나는 당신이 멋져보였다. 내가 이런 당신의 면을 좋아한다는 메세지를 적기 시작한 것이죠.

- 블로그에 댓글은 전-혀 안달지만(그게 불만이기도 함 ㅋㅋ) 몰래 추천해주고, 광클한걸 알았을 때
- 친구들이랑 놀러가는데 자기 때놓고 가는데도 가는 방법이랑 차 시간 메모해서 건내줄 때
- 대구 집에 내려갔다오면 말 안해도 역에 마중나와있을 때

뭐 이런식으로 사소하지만 나름의 의미있었고,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를 하나 하나 적었습니다.


돌돌 말아서 동그란 링을 끼우면 두루말이 메세지카드가 되지요. ㅎㅎ 해놓고 혼자 뿌듯 *-_-*



그것을 또 작은 유리병에 담아보았습니다.


완성샷~!

저녁에 남친 몰래 가방에다 숨겨놨더니 다음날 이게 뭐냐고 묻더군요.

"마약이야, 먹으면 빠져나올 수 없을껄?" 이라고 대답해줬습니다. (효과가 오래가진 않는지 최근에 대판 싸웠지만서도 -_-)

잠시라도 남친이 기뻐하고, 또 말은 안해도 일상속에서 당신을 많이 느끼고 살고있다는것을 알게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다른 말을 안하니까 기분을 알 수가 없습니다. (에라이 이사람아)

앞으로도 꾸준히 표현할 방법을 찾아볼려구요. 바가지 긁을땐 긁더라도 내 당신이 싫어서 그러는건 아니라는거, 알려줄꺼에요. 어떤가요. 괜찮은 방법이죠?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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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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