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10회, 강간 50회, 절도 120가구. 이게 진정 한 사람이 벌인 일인가? 그렇다. 1976년부터 1986년까지 조셉 제임스 드앤젤로가 저지른 일이다.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가 2018년이 되어서야 잡혔다. DNA 분석 기술과 DNA 족보 때문에. 목격자, 피해자, 경찰을 비웃기라도하듯 많은 증거를 남겼음에도 당시 기술이 지금과 같지 않아 너무나도 많은 피해를 양산했다. 마치 한국에서 벌어진 화성 연쇄 살인사건처럼. 여기서도 이춘재의 DNA가 큰 역할을 했지 않나. 암튼.
미셸 맥나마라는 그가 잡히길 바라며 본인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 자료를 모으고 분석한다. EAR, 랜새커, 동부지역 강간범,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 등등의 많은 이름을 가졌던 조셉에게 골든 스테이트 킬러라는 통일된 이름을 부여하고 그를 추적한다. 작가는 조셉이 체포되기 전 사망하지만, 경찰은 미셸의 추적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진 않으나 어찌 의미가 없다 하겠나. 그녀의 집요함이 담긴 이야기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 골든 스테이트 킬러]라는 한 권의 책으로 남았다.
한 장 한 장 넘기기 힘든 내용이다. 그래도 골든 스테이트 킬러가 벌인 추악한 짓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너무 평범했던 피해자들의 일상에 난데없이 찾아온 불행을 조용히 묵도했다. 당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 그 상황을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을까요. 공감 가는 두 부분 남겨놓는다.
두 남자의 연대는 말이 없었다. 그들과 같은 경험을 한 남자, 아내가 옆방에서 흐느끼는 동안 결박당하고 재갈이 물린 채 침대에 엎어져있어야만 했던 새하얀 분노를 이해하는 남자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 p122.
모든 어머니의 두뇌에는 자식에게 생길 수 있는 온갖 끔찍한 일이 번갈아가면서 끊임없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 반대 현상은 보통 일어나지 않는다. 왜 부모를 걱정하나? 특히 부모가 신처럼 보이다가 차츰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나아가 부모가 장애물로 꼼짝도 하지 않는 유난히 번거로운 문으로 보이는 10대가. - p188
어둠 속으로 사라진 골든 스테이트 킬러 - 미셸 맥나마라 지음, 유소영 옮김/알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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