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갑작스러운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곳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당일 아침만 해도 비가 와서 대학로까지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열린극장이 또 지하라...)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저녁엔 비가 그쳐 이동이 쉬웠답니다. 뮤지컬 <바리케이드>를 보고 왔는데 비 때문에 놓쳤으면 아쉬웠을 거예요. 울면서 봤어요. ㅠㅠ

한국대학교 신문방송동아리 학생들이 만드는 서울자유신문이야기, 보도지침, 80년 광주의 목소리를 외치는 극이었어요. 한국 근현대사라 대만민국 국민이면 너무 잘 아는 이야기지만 영화, 연극, 다큐멘터리, 드라마, 책, 뮤지컬... 어떤 방식으로 접해도 가슴 아픈 건 똑같더라고요. 주변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대학 신문 기자들도, 중학생도 민주주의를 부르짖어 오늘까지 왔는데 독재타도, 계엄철폐를 다시 외치게 될 줄은 몰랐죠? 추웠던 지난겨울이 생각나서 더 속상했습니다. 그때 이 배우들은 <바리케이드> 연습을 하고 있었을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 윤석열 비상계엄선포 -> 탄핵 ->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한붓그리기가 되어 가슴에 남네요. 광복 80주년 기간에 본 것도 뭔가 이어지는 것 같구. 아휴 참, 과몰입. ㅠㅠ

처음엔 음향 문제인지 가사가 잘 안 들려서 와, 망했다 싶었는데 갈수록 나아져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없어졌고 마지막까지 큰 이슈 없이 봤습니다. 중간부터는 배우님들 목소리가 그냥 극장을 찢어버리던데요? 와, 나 뮤지컬 좋아했네! 개 큰 감동! ㅋㅋㅋ 소극장에선 주로 연극을 봐서 뮤지컬은 경험이 별로 없어요. 이거 감기면 답 없을 듯. 이 작은 공간에 넘버가 쩌렁쩌렁하게 메워지는데 뭣보다 잘 불러요.

2층을 활용하는 방식 좋았고, 타닥타닥 타자기 소리 너무나 취향이었습니다. (타자기 소리 나는 키캡키링 팔았으면 당장 샀을 것 같아요. ㅋㅋㅋ) 커튼콜 때 넘버 짧게 불러주신 것 특히 너무 좋았어요. 뮤지컬 <바리케이드>는 공연 기간이 짧고 넘버 박제가 없다 보니 이렇게라도 추억할 수 있는 것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다시 돌려보니 배우님들 눈가가 촉촉한 것이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요. 어, 근데 폭행 장면은 영상화된 것보다는 분명 약한 수위인데도 너무 눈앞에서 벌어지다 보니 제대로 못 보겠더라고요. 구두자국에 살이 까맣게 된 것도 보이고 안경 막 날아가. ㅠㅠ 8세 이상 관람가라서 안일하게 생각했나 봐요.

특정될 수 있어서 안 쓰고 싶지만 옆자리 관객이 계속 시야에 걸려 힘들었어요. 폰을 계속 쥐고 확인하질 않나, 일행에게 폰을 압수(?)당하곤 졸다가, 일행에게 기대는 등 계속 움직이셔서 집중력이 많이 깨졌어요. 되돌려볼 수 없는 라이브 극에선 극장예절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극장이라 배우들도 볼 수 있는 위치였고, 관객 모두에게 큰 실례인 것 같습니다.

뮤지컬 <바리케이드> 모두 원캐스트! 처음 본 배우들인 것 같은데 어디서 본 것 같아서(?) 내적 친밀감을 쌓았답니다. (사실 속으로 어? 누구 닮았다, 누구인가? 하면서 봤어요. ㅋㅋ 근데 다 아니었던 걸로. 부끄러우니까 혼자 간직할게요. ㅋㅋㅋ) 다음에 어느 좋은 극으로 또 보고 싶어요. 극장에서 또 만나요!

윤지호 役 구기현 │ 최재욱 役 전성열 │ 임정미 役 기영수 │ 오성진 役 박범 │ 서하윤 役 이가연 │ 구미연 役 황지수 │ 김경수 役 진영한 │ 이준영 役 김원 │ 학생 役 이태관
'ReView >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름이 뭐예요? : 뮤지컬 <르 마스크> (0) | 2025.11.03 |
|---|---|
| 연극 <나의 아저씨> 후기 - 우리 모두 서투르지만 화이팅! (1) | 2025.08.29 |
| 대학로 연극 <2호선세입자> 초등 방학 중 관람으로 추천 (9) | 2025.08.12 |
| 책 원작, 뮤직드라마 연극 <불편한 편의점> 후기 (6) | 2025.07.31 |
| <2025LOF 브랜든 리 뮤지컬 컬렉션 콘서트> 후기 (4) | 2025.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