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면 RF카드를 들고 다녀야 해요. 태그하면 기기 투입구가 열리고, 다시 한 번 태그하면 닫히면서 배출한 양을 알려주는데 오복이 눈엔 그게 재미있는 장난감처럼 보였나봐요. "띠" 라고 부르면서 나가자고 어찌나 성화인지 모릅니다.


집 밖을 나가면 다다다다 뛰어가서 태그하고 웃습니다. 기기가 쪼로미 있으면 돌아다니면서 다 찍어대죠. ㅋㅋㅋ 아파트를 돌면 동 마다 있는 음식물 쓰레기 기기를 가리키면서 가자고 그래요. 카드를 안 꺼내주면 내 놓으라고 제 옷을 들추기까지 해요.


이게 완전 중독인게 기기가 없을 때도 카드를 가지고 저나 신랑 몸에 태그하면서 "띠" 이러는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저는 기계마냥 "0동 0호 투입구가 열립니다. 투입구가 닫힙니다. 배출하신 양은 100g입니다." 이렇게 읊어줘야 한답니다. ㅋㅋㅋㅋㅋ


오복이의 이 띠 놀이 때문에 좀 씁쓸한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요. 어떤 동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지 않고 검은 봉지에 배출한 것이 있었나봐요. 그래서 수거차가 가지고 가지 않고 스티커를 붙여놨는데 경비원 아저씨께서 안내문구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 기기에 붙여놓으셨더라고요.


경비아저씨께서 CCTV를 확인 하셨었는지, 아니면 안의 내용물로 추정할 수 있었던 건지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계신듯, 보란듯이 써 놓으셔서 금방 없어질 줄 알았는데 며칠 내내 그자리에 있더라고요. 기저귀가 있다는 걸로 봐선 오복이 또래 아이를 키우는 집 같은데 괜히 부끄럽기도 하고. ㅠㅠ


아이를 키우다보니 주변 사람들의 미소와 배려가 반가운 반면, 따가운 시선도 많이 느껴요. '노키즈존'은 이미 핫이슈였고 얼마 전 온라인에서 '맘충'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진상 부모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었는데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아서 엄청 위축되더라고요. 그래서 여길 지나갈 때마다 심난했어요.

치워줘야 하나? 내가 버린 것 처럼 보임 어쩌지? 또 엄마들 욕먹겠네, 나중에 오복이한테 뭐라 설명해줘야하지? 등등의 생각들로 어지러웠죠. 요 며칠 이쪽으로 갈 일이 없어 지금도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데 다시 그 앞을 지날 땐 없었으면 좋겠어요. 아, 제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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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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