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이가 지하철 타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일부러 없는 일을 만들어 지하철을 타곤 해요. 그럼 참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감사하게도 지나친 친절을 겪을 때가 많답니다. 3살 아이가 얌전히 앉아 있겠습니까 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 양보해주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오복이가 앉기 싫다고 버틸 때 난감하기도 해요. ㅋㅋ 어찌어찌 설득해 앉지만 자리 하나 두고 뻘쭘하기도. ㅋㅋㅋㅋㅋㅋ


언젠가 신랑 회사 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오복이랑 둘이 30분 가량 지하철을 탔는데 다리가 불편하신 아저씨께서 자리를 양보해 주셨어요. 아니라고, 아저씨 앉으시라고 실랑이하니 그 옆에 앉은 분이 양보를 또 해 주셨어요. 근데 아저씨는 안 앉으시고 엄마랑 둘이 앉으라고, 주변에서도 성화라 어찌 앉았는데 금방 내리신다는 아저씨 저 내릴 때까지 안 내리셨어요. ㅠㅠㅠㅠㅠㅠㅠ 계속 옆에서 앞에서 오복이한테 말걸어주셨죠.


그 상황에서 다른 연세드신 분이 타셨고 저랑 오복이 두 자리를 어찌 차지하고 있나요. 제가 또 한자리를 양보해드렸죠. 아저씨도 계신데 참 난감난감 했어요. 노인, 다리가 불편한 중년 남자, 아이 동반 엄마의 콜라보레이션. ㅠㅠ 같은 시간 어떤 아주머니께서 앞에 계시다 오복이 먹으라고 간식(초콜릿 ㅠㅠㅠㅠㅠㅠ) 꺼내 주시고 말도 걸어주셔서 정신없이 목적지까지 갔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고나서 얼마 뒤엔 퇴근시간 붐비는 지하철을 탔는데 노약좌석 옆에 섰더니 할아버지께서 자리를 양보해주셨어요. 아니라고 했을 땐 이미 맞은편 인파 속에 묻히셨죠. 정말 쿨하셨어요. 노약좌석은 영유아 동반해서 앉아도 되는 좌석이지만 왠지 불편한 자리라 난감했는데 이 때도 엄마가 앉고 앉으라고 주변에서 밀어줘서 앉아갔네요. 이땐 짧은 구간이라 그나마 덜 민망했어요. ㅋㅋ


조잘조잘 말 많을 때인데다가 간혹 큰 소리로 말하거나 발을 흔들어 앞, 옆 자리 사람들과 부딛힐 때도 있어 지하철 탈 때 위축이 많이 되거든요. 제가 스스로 옭아매는 스타일이라. ㅠㅠ 나도 건들지 않을께, 너도 건들지 마 이런 식인데 아이가 있을 때 맘처럼 안 되서 속상하기도 해요. 근데 이런 배려를 받으면 참 말로 표현 못할 감정이 들어요. 크. 어찌되었건 젤 큰 감정은 감사하단겁니다. 핫.


그런데 임신했을 때 자리 양보 못 받았던 매일 매일(최소 주5일을 아침저녁으로 타고 다녔으니)을 떠올려보면 조금 아쉽기도 해요. 아이의 눈망울이 밝고 선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단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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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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