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학시절 연구 동아리 모임이 있어서 대전엘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졸업하고 얼굴보기 힘들었던 선, 후배들과 재학생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활하고 있는 수원 이곳이 본래 집과도, 학교와도 동떨어진 곳이라 사람이 많이 그리웠었는데 (남자친구가 있어도 채워지지않는 구멍이 있더라구요) 고향에 간 것 처럼 푸근하고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라구요. 촌구석에 틀어박힌 이름도 없는 대학이라면서 툴툴거렸었는데 그래도 그 안에서 만났던 사람만은 소중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흠흠.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서로 뭐하면서 지내느냐. 일은 할만하냐. 이런 질문들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전자과 졸업생들 전공 살리면 (제가 아는 한) 90% 밥먹듯이 야근하는 직업을 가지게 됩니다. 대기업은 몰라도 중소기업은 박봉이에요. 야근 수당? 개발하는곳에선 그런거 주는 회사 극극극소수에요. 공장이면 몰라도. 복지 좋은 회사 찾기 정말 힘듭니다. 아직 주 5일제 아닌 곳 매우 많고 연/월차 꿈도 못꾸는 회사도 많아요. 변화 주기도 빠르다 보니 정년이 긴것도 아닙니다. 대부분 그러한 상황이니 "죽겠어" 이 말이 입에 붙더라구요.
그날의 모임도 그러했습니다. 재학생들더러 해준다는 이야기가 "너희 영어공부 빡시게 해라. 그게 살길이다 영어해서 엔간하면 다른거 해라" 이런 식이었으니까요. "나 요즘 뭐하면 이거 안하고 살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라고 뱉어내고 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내가 고작 이런 말 하려고 내려온 것이 아닌데. (당시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거든요)

제가 가진 직업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생활 하다보면 주기적으로 뭔가 찾아온다고들 합니다. 처음 입사하고 3, 6, 9(게임하자는것도 아니고-_-)개월 단위로 고민덩어리가요. '이 회사가 내 적성에 맞나?', '내가 이거 할려고 회사 들어왔나?', '에이 못해먹겠네' 하는 둥의. 그것을 이겨내면 1~2년 그래도 가는데 그렇지 않으면 옮기고 옮기고, 다른길로 접어들고 그러겠죠. 좀 있다 한 3년 쯔음에 대리달고 6년 쯔음에 과장달고 하면 또 '밑에 직원을 어떻게 통솔해야 할까?', '왜 내 마음대로 안되지?', '에이 저 인간 드러워서 같이 일 못해먹겠네' 하는 식의 고민이 찾아오겠죠.

주절주절 이야기 했으나 결론은 저. 요즘 신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기별로 따박따박 고민 겪어왔는데 어영부영 넘어가다 이번에 제대로 왔습니다. 3년차 열심히 달려가는 와중에 말입니다. 모임에서 제가 뱉은 말 덕분에 더 확실히 깨우쳤구요.

사수 퇴사하시고 그걸 시작으로 줄줄이 퇴사해서 회사 휘청 했는데 채워진건 경력자가 아닌 인턴사원. 결국 내 위가 없는 상황에서 밑에 직원만 는 꼴. (밑에 직원도 아니지 뭐. 다 사원인데 -_-) 난 아직도 내가 부족하다 느끼는데 어느새 내가 감당해야 할 덩어리만 커져버린겁니다. 내 할일 내가 알아서 하고 싶은데 그래도 내가 놓치는 걸 누군가는 코치해줘야하는데 부비적거릴 팀원이, 욕얻어먹어도 좋은 팀장이 없다는것이 저한텐 크나큰 스트레스입니다. 프로젝트는 많고 남들은 팀단위로 하는걸 우린 혼자서 해야하니까 물어볼 사람도 없고 업무 과부하 걸리고 갑회사가 타박하지 사장님 연구소장님 압박주지 외롭고 조급증에 뭐 하나 제대로 끝나는게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하는건 너무 힘들다. 이건 내 길이 아닌가보다. 그런 생각만 자꾸 자꾸 드네요.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고. 입술은 맨날 터져서 양치질 하는것도, 음식 먹을때 한입먹고 물로 헹궈내는것도 못해먹겠습니다. 에잇.

이제까지 알아주는 깡따구로 버텨왔고 회사생활도 그렇게 지내왔는데 요즘 흔들흔들 하네요. 이런게 사회인건가요. ㅋㅋㅋ

오늘 어떤 일로 버벅거리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부르시더라구요. 사장님 입장에선 쉬워보이는 일인데 사장님이 제게 가지는 기대치가 있는데 답보상태니 답답한 마음에 소릴 빽 지르셨는데 그만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참아볼려고 했는데 차오른 눈물은 언제나 흘러넘치더라구요.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허참. 그런 모습은 처음이어서 사장님도 많이 놀라셨는지 우린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서야 사장님께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회사생활 하면서 찾아오는 주기적인 고비를 본인도 겪었었다면서. 본인도 사원인 때가 있었으니까. 잘 모르고 힘든 때라는걸 본인은 너무 오래전에 겪어서 잊고있었다고 소리지른건 미안하다 하시더라구요. 그 외에도 일적으로 직업에 관해서도 말씀을 주셨는데. 자식 낳으면 문과보내라고 이 일은 진짜 힘들다고 그런 말씀도 하시고 ㅋㅋ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패스. 그러그러하게 위로를 해 주면서 일도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독다독 해 주셨습니다. 그런 모습에 좀 놀랐어요. (잠시 남자친구 생각이 났었더라는 -_- 이렇게 달래주면 참 좋을텐데 하는) 일단락은 되었지만 모임 사건 이후로 제겐 또 큰 사건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하아.



라는 포스팅이 비공개 글로 있네요. 벌써 작년 일입니다. 2009년이요. 네.

지금 상황이요?

그렇게 고민하던 회사 그만두고, 한달 탱자탱자 놀고, 지금은 한달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 직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종에서요.

어느것이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끊임없는 시도를 해 보고 싶네요... :-)


지난주, 비내리던 강남역 3번출구, 강남->수원가는 광역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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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설픈여우 2010.09.14 1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어떤 결론은 얻지 못하신듯?
    하긴~그렇게 쉽게 얻어질 결론이 아니겠지만요...
    힘내세요~윤뽀님..^^*

    • 윤뽀 2010.09.14 2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메인 내용은 작년에 했던 고민이었고
      지금은... 어떤 결정이 내려졌고 실행까진 했는데
      좀 막연하죠 ㅎㅎ
      잘 될꺼에요
      아직 못해본것이 많아서 하나 하나 해보며 길을 찾죠 뭐

  • 멀티라이프 2010.09.14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화이팅 입니다.!!
    천천히 생각해보시면.. 멋진 결론이 나겠지요? ㅎㅎ
    뭐~ 영원히 풀리지 않는 문제일수도 있지만요 ㅋ

    • 윤뽀 2010.09.14 2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
      전 고민만 죽어라 하다가 그냥 죽이되건 밥이되건 쭈우우우욱 하는 습관이 있어가지구요
      그냥 이렇게 있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뭔가 하고 있긴 하고 있을꺼에요

  • 김살구 2010.09.14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전아직 직장인은 아니지만 알바를 여러가지 하다보면 2달을 못넘기더라구요 ;;
    직장생활할 생각하면 3년은해야한다는데...
    걱정되지만 정말 하고싶은 일을 찾으면 열심히할수있겠죠?ㅎㅎ
    윤뽀님도 힘내시고 화이팅하세요 >_<

    • 윤뽀 2010.09.14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꺄님은 지금 너무 좋아보여요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구요 ^^
      블로거로서도 크게 성장하실 것 같습니다~

  • 자수리치 2010.09.14 1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평생할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되네요.
    열심히 가다보면 길이 보이겠지요.^^

  • 하얀잉크 2010.09.14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원한 고민이겠죠. 그치만 정말 평생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자주 싫증내는 B형이라 그런지 평생 한 가지 일만 한다면 얼마나 따분할까 생각부터 듭니다. 왜 그런말 있죠. 노력하는 자를 뛰어넘는 자가 즐기는 자다. 내가 가장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 또 생각한답니다. ^^

    • 윤뽀 2010.09.14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의미에서 하얀잉크님 대단하세요 ^^
      직장생활 하면서도 계속해서 다른 무언가를 찾고, 시도하는 모습들..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꿈꾸는잠팅이 2010.09.14 2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면 할 수록 가치롭게 느껴지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평생 할 수 있다면 어렵고 힘든과정을 겪어도 정말 행복하겠죠.. 김연아선수가 경기가 한 번 끝나면 다시 또 그 피눈물 나는 훈련을 해야한다는게 정말 끔찍하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러면서도 또 다시 빙상에 서 음악에 빠져들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천직이라는건가..'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저의 천직은 무엇인지..저도 늘 고민하게 되네요.. 아직까지도..^^;;

    • 윤뽀 2010.09.27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김연아 선수가 행복했음 좋겠다는 마음이고...
      무지개별님의 천직은 분명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습니다 ^^
      한번쯤 돌아보세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혹시 천직일지도 모르잖아요 ㅎㅎ

  • 스머프s 2010.09.14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000번 서는 곳이군요.ㅋㅋ 저도 작년까지는 수원시민이었었는데.. ㅎㅎ
    뭐 이것저것 하다보면 좋은 일 생기지 않을까요? 뭘 해도 배울게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인지라 편하게 생각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한것 같습니다 ㅎㅎ

    • 윤뽀 2010.09.27 2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3000번 서는 곳 보다는 조금 더 강남역 방향입니다 ㅋㅋㅋㅋ
      그게 그거지만서도 말입니다
      편하게, 쉽게 생각하려 합니다 ^^

  • 아이엠피터 2010.09.14 2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조금 살아보니 짧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세상의 긴 여정에서
    힘들더군요.그냥 편하게 오래 생각하시고 길게 하실 일을 찾으시길..

  • RUKXER 2010.09.14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참..... 좀 그래요 ㅋ
    마음이 흔들~흔들~ 합니다. ㅎㅎㅎ

    • 윤뽀 2010.09.27 2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들은 대기업 들어갔네 하며 부러워 한다지만
      입사하고 나서는 끝없는 경쟁 살기위한 몸부림... 그것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들었어요
      뭐가 맞는 걸까요

  • 백전백승 2010.09.14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몸이 안좋아 사회생활은 할 수 없지만 블로거의 글로 사회생활을 간접체험하고 있어요. 저도 대학때나 지금이나 많은 고민을 했었고 하고 있거든요. 열심히 해보자구요.

    • 윤뽀 2010.09.27 2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백전백승님도 나름의 사연이 있으시군요
      갑자기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백전백승님의 포스팅을 보고있긴 하지만
      막상..
      어떤 분인가 하는 것을 놓치고 있었단 생각이 듭니다

  • 마가진 2010.09.14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뽀스께서 얼마나 열심이셨는지 잘 압죠!
    항상 응원합니다. 퐈이야~~~ ^^d

  • 칸의공간 2010.09.14 2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과서 같은 이야기 입니다만, 하고 싶은일. 즉, 재밌는 일 그래서 오래 할 수 있는일.
    그 과정의 중심에 서있으신 것 같습니다. 영원한 고민덩어리 입니다.

  • 힘찬아빠 2010.09.15 0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 얘기같지가 않네요
    저 초큼 심각해요 ㅎ
    나이 40에도 고비는 오는 법인가 봅니다

    • 윤뽀 2010.09.27 2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연하죠...!
      나이와 관계가 없이 찾아오는 고민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 참아야 할 것이 많아지고, 겁이 많아지고,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질 뿐이죠....
      그러기 싫은데... 어쩔 수 없어... 라는 말에 기대게 되는..... ㅠㅠ

  • ☆북극곰☆ 2010.09.15 0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요새 여러가지 이유로 회사, 블로그, 사회생활 모두 흔들흔들, 어린아이 이빨처럼 흔들흔들 하고 있는데..... 갑자기...동질감이............

    • 윤뽀 2010.09.27 2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이 조금 늦었네요
      지금은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셨는지요
      그만두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다가도 막상 행하고 나니 좋은 일도 일어나긴 하더라구요
      사람 일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인가봐요

  • Claire。 2010.09.15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것들에 도전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최선을 다하며 할 일을 찾는 길이 그리 쉽지 많은 않을 수도 있지요.
    단번에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오래도록 둘러갈 수도 있으니까요.
    시간에 너무 부담가지지 마시고 차근차근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윤뽀님, 화이팅! ^^

    • 윤뽀 2010.09.27 2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히히
      rinda님이 응원해주시니까 어떤 결정을 해도 든든해요
      토닥토닥 해 주는 느낌이랄까?
      돌아갈 곳이 있단 그런 느낌이요

  • 2010.09.15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윤뽀 2010.09.27 2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넵 감사합니다 ^^
      레뷰 추천이 많이 어려워졌죠
      저도 하루에 하나씩 올리고 있긴 하지만
      많은 분들을 찾아뵙기가 힘이 드네요

  • 선민아빠 2010.09.15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장생활하면서 끊임없이 가지는 고민거리인것 같습니다...
    정말 여기를 탈출해야하는데 하면서 그러지못하고 또 시간은 흘러가고...
    이대로 내 삶을 여기서 허비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또 그러고 있고...
    아마도 직장생활을 하면 평생 따라다니는 고민거리가 아닌가싶네요~

    • 윤뽀 2010.09.27 2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 사는거 별거 없다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일텐데
      자신에겐 그게 제일 크게 느껴지고
      혼자 힘든 것 같습니다 ^^;;

  • 바람처럼~ 2010.09.15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3,6,9가 3일 6일 9일 같네요 ㅋㅋㅋ
    저는 다른 꿈이 있어 회사원으로 남지는 않을거 같아요
    그래서 뽀님의 생각들도 공감되고요
    그나저나 대전에서 학교 다니셨나요??
    어디어디요????

  • 생각비행 2010.09.16 0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윤뽀 님이 참 부러우면서도 멋져 보여요.^_^ 나이를 먹으면서 항상 새로움과 안정 사이에서 방황하게 되는 게 사람인가 봐요.

  • ilinkyou@naver.com 2012.07.17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은 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