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수를 죽이고]란 제목을 보고 '메리 수'라는 여자를 죽인, 영미권 작가가 쓴 한 권의 장편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완전 반전. 일곱 편이 모인 단편집이었다. 그것도 일본 작가고, 여러 작가의 작품이 모였다.


더 황당한 건 이 글을 쓰며 책 정보를 찾아봤는데 '실은 이들 모두 오쓰이치이다.'라는 문장.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오쓰이치,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라는 작가가 모두 한 명? 심지어 본명은 또 다르단다. 아다치 히로타카라고. 그 이름으로 각 작품마다 해설을 붙여 놨다.

정말 예상을 벗어난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르면 이런 황당함과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어떤 책인지 몰랐지만 작가 정보는 더더욱 몰랐기 때문에 작가마다 각각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판타지라는 장르까지 더해져서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공통적으로는 주인공이 성장한 느낌과 끝맺음이 확실해서 이야기의 완결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 필요없다. 한 작가가 썼다잖아.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표제작인 '메리 수를 죽이고'다. 죽이긴 죽이는데 내가 생각한 그게 아니었다. 메리 수라는 용어를 알았다면 간파하기 쉬웠을텐데. Mary Sue. 2차 창작과 작가가 투영된 오리지널 캐릭터. 내가 만약 소설을 썼더라도 메리 수가 등장했을거란 생각에 다른 작품들이 인상적이었음에도 (인체 악기나 3D 프린트로 인쇄하는 사람 등의 ㅎㄷㄷ한 주제들) 조금 지나니 잊혀지고 메리 수만 남았다.


이 책은 비채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중 80번이다. 목록을 쭉 봤는데 본 것도 제법 있던데 대체로 중박 이상은 했다. 한 번씩 챙겨봐야겠다. 헌데 이 시리즈는 죄다 일본 작가 이름만 보인다. 왜때문인지 나중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


메리 수를 죽이고 - 10점
오쓰이치 외 지음, 김선영 옮김, 아다치 히로타카/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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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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