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편지' 쓰시나요? e-mail이 등장하고 나서 손편지는 점차적으로 찾아보기 힘들어 졌습니다. 맞죠?
e-mail을 처음 접한 것이 네스케이프와 야후가 짱이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쯔음 이었으니까 저도 손편지를 멀리한지 꽤 됩니다. 초딩이었지만...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짝사랑하던 남학생과 주고받은 편지가 비중이 큽니다 ㅋㅋ) 손글씨로 쓴 편지는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래서 가끔 혼자 외출해서 시간이 남을 때면 괜히 편지지를 하나씩 사곤 합니다. 결국엔 쓰지도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만... 요즘엔 남친에게도 쓰고, 나눔 이벤트때도 쓰고 악필인 제 글씨로 맘을 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글은 말보다 진솔하고,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거든요.. ^^

몇일 전... 감동적인 편지 한통이 도착했습니다.


군사우편이 온 것이죠. 제 친구들은 모두 전역해서 학교다니고 있거나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는데 군사우편입니다.

"누구에게서 온 걸까요?"

방금의 물음표는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던진 말이지만 전 봉투를 보자마자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제가 보낸 우편물의 답신임을...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쓴 편지의 주인공은... 이웃 블로거이신 형석님의 친구분이었습니다.

한참 전에... 형석님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는데 형석님께서 이런 이런 사정이 있다고 게시글을 하나 보여주셨습니다. 군 복무중인 친구의 아버님께서 혈액암(백혈병)에 걸렸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수혈은 필수적인 것이었고... 그래서 헌혈증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 일부분을 할애해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헌혈증을 보내드렸습니다. 그것에 고맙다는 말의 답신이 온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돌아보며 살지 않았던 지난 날은 반성하고, 혹 본인이 도울 일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군인이기에 전화번호는 없고 이메일 주소를 적어 주셨습니다. 군복무중에 생긴 큰일로 정신이 없으셨을텐데 이렇게 편지를 보내주셔서 마음이 너무 따뜻해져왔습니다.
그리고 형석님 블로그에 가 보니 그 마음이 더욱 배가되더군요. 수십장은 가뿐히 뛰어넘을 것 같은 차곡 차곡 모인 헌혈증들.... 멋지지 않나요?


제가 보내드린 헌혈증은 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 저 역시 친구의 친척이 뉴스에도 보도된 적이 있는 큰 화재로 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 블로그를 통해 헌혈증을 모은 적이 있었습니다. (관련글 - 긴급하게 헌혈증을 구합니다) 당시 이웃님들 뿐만아니라 소식이 전해지고 전해져 왕래가 전혀 없었던 블로거분들께도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아서... 그 헌혈증을 친구가 가지고 있었는데 그 후에 남친의 아버님이 또 수술을 받을 일이 있어 제가 모았던 헌혈증에 그 친구가 모았던 헌혈증까지 더해진 헌혈증을 제가 받게 되었지요. 남친의 아버님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헌혈증은 쓰이지 않았었고... 그러다가 미자라지님께서 블로그를 통해 어떤 분의 아버님이 갑상선암에 걸려 헌혈증 모집한단 소식(관련글보기)을 듣게 되었습니다. 해서 일부 그쪽으로 보내드렸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남은 헌혈증이 이번에 형석님의 친구분께 가게 된 것이지요.

그러니까... 그 헌혈증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치고 거쳐 최종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간 것이죠. 감동적이지 않나요?

제가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이유는... 헌혈증 보내준 사실을 뽐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블로고스피어의 정을 함께 느끼고싶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어렵고 힘들 때 손을 뻗는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이 공간은 매우 호의적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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