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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머니 모시고 대학병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지하 1층에 있는 채혈실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무언가 퍽 하면서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뒤이어 사람들의 비명소리, 웅성거림이 들렸습니다.

뒤를 돌아봤더니 천장이 무너져내린 것이었습니다.


무너져내렸다고 해서 건물이 내려앉을 정도로 심했던 것은 아니고 석회천장 아시죠? 위의 사진과 같이 판판이 이어지는 형식의 천장인데 그 중에 한칸이 무너져 내린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닥에 떨어진 석회 천장입니다. 석회 천장이 건강에 안좋다고 (석회가루가 문제시 되었었죠.) 몇해전 시끄러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구, 경북의 권위있는 대학병원에서 아직 이 천장이 남아있다는 것이 좀 놀랍긴 하지만 요지는 그것이 아닙니다.

그 천장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뚝 떨어졌다는 것이죠.

대학병원 천장에서 고양이가?


고양이는 꼬질꼬질하게 때묻어 있었고, 사람을 매우 경계하며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천장에서 오래 거주를 했던 것인지 자꾸만 천장으로 올라가려고 하더라구요. 천장의 한 가운데서 떨어졌기에 그 구멍으로 들어갈 방법은 전혀 없었고 캐비넷 위며 공중전화 위며 계속 긁으며 올라가려고 애를 막 씁니다.

고양이는 자기 나름으로 겁나서 공격성을 드러내며 갈팡질팡하며 채혈실을 가로지르고, 환자들은 그 고양이 보고 놀라서 난리고. ㅠㅠ 얌전한 고양이만 봐서 저도 그 상황이 당황스럽더군요. 고양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손 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환자인지 보호자인지 어떤 여자분이 고무장갑을 어디서 찾아들고와서는 잡아보려고 하셨는데(사진에 등장하신) 그 분의 용기는 멋졌지만 고양이는 모두 거부하고 날뛰었습니다. ㅠㅠ


채혈실에는 담당 의사쌤 한 분이 계셨는데 관리실로 급히 전화를 걸고 채혈이 계속 진행하시더군요. 그 때 어머니 차례가 왔었는데 여전히 고양이가 휘젓고 다녀서 의사쌤이 거기 보느라 주사바늘 찌르느라 고개를 자꾸 흔드시는데 보는 제가 다 불안하더군요. 잘못 찌르거나 찌르고 있는데 고양이가 돌진할까봐. 에효.

그 사이에 고양이는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길을 따라 도주했고, 관리실에서 직원이 늦게 와서 고양이를 찾았는지 어쨌는지 알 길은 없으나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던 일이었습니다.

1. 고양이가 왜 병원 천장에 살고 있었을까?
2. 고양이는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3. 병원 천장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천장이 무너져서 천장의 재질을 알 수 있었죠. 고개들고 쳐다보질 않았으니.)
4. 사건(?)이 진정되고 나서 채혈을 진행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5. 애초에 채혈실은 너무 오픈되어있었던 것이 아닐까? (채혈실이라는 벽이있는 공간의 의미는 없고 그냥 지하 건물 복도 한부분에 책상 하나, 솜이랑 주사바늘 등 도구 가져다 놓은 것이 전부)
6. 병원에서는 이 일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있을까? 개선의 여지는 있나?

등등...

대학병원에서 고양이가 떨어진 참 황당한 사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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