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랑이 회사에 일이 너무 많아 신랑은 매일같이 새벽에 들어왔었습니다. 현충일, 주말 없이 출근을 했었죠. 평일은 그렇다 해도 공휴일과 주말에도 같이있지 못하니까 그냥 외로워지더라고요. 밥도 혼자 먹고 잠도 혼자 자고. ㅠㅠ

약속을 잡아서 나가도 됐었지만 그간 알레르기비염이 생겨서 나가기 싫었고 그게 지나가니까 빨간 날이 와서 나가기 싫었어요. 해서 잠깐 마트 가는 것 빼곤 계속 집에만 있었어요. 뒹굴 뒹굴. TV보고, 블로깅하고, 먹고, 자고.

그렇게 이주정도 됐나? 그 주 토요일엔 집에만 있는 제가 뵈기 싫고 마음이 허하고 짜증이 나는거에요. 신랑한테 전화해서 언제오냐고 묻는 레파토리가 똑같은 것도 기분을 쳐지게 했고요. 신랑은 신랑대로 미안했겠죠. 노는 것도 아니고 슈퍼 갑 회사가 일정을 빡빡하게 내려주는데 일이 끝나지 않고 타 회사와 함께하는 일이니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저런게 모이니까 서러워서 밤늦게 신랑이랑 통화하다가 울어버렸어요. -_-;

전 감정 기복이 많지 않은 편이라 좋다 싫다 내색을 잘 안하는 편인데 신랑이 당황했는지 내일은 바깥에 나갔다 오라는거에요. 기분전환하고 하라며 '네일아트'를 받으라는거 있죠. 잉? 무슨 네일아트?

요즘 여성분들 네일아트 샵 많이 가시잖아요. 나이를 떠나서 관리를 잘 받고 있더라고요. 네일아트 샵도 촘촘히 정말 많이 있는데 항상 붐벼요. ㅋ 그치만 전 네일아트에 관심이 없어요. 네일아트 샵은 이때까지 딱 두 번 가봤어요. 먼 옛날에 친구따라 한 번, 결혼하기 전에 한 번. 결혼하기 전에 받은 네일아트 가격 듣고 신랑이 꽤 놀라했었는데 저더러 네일아트를 받으러 갔다오라는거에요. 자기가 쏜다나? (우리 용돈받아 쓰거든요. :D)

제가 혼자 있으면서 우울해 하는게 걱정이 됐었나봐요. 신랑이 토닥토닥 다독여준 덕분에 다음날은 기분좋게 일어나서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카메라도 챙기고 책도 한 권 챙기고 차려입고 나갔죠. 그리고 받았어요. 네일아트. ㅎㅎ


자주 받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보니 네일아트 샵 안에서는 공황상태. 다른 사람들은 편안하게 와서 편안하게 가던데 저는 어떻게 해라 저떻게 해라 일러주지 않으면 얼음. 바르고 싶은 색 생각해둔것이 있냐고 물어보길래 노랑이나 초록에 펄들어간 걸 하고싶다고 했어요. 근데 요즘 펄 들어간건 안한다는 이야기에 급 소심.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결혼하기 전에 했던 네일아트같은 은은한 분위기였는데 표현을 못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멘붕.


그래서 그냥 추천해 준 색으로 발랐는데요. 이런 색은 이 시기 아니면 못한다는 이야길 들으며 두 가지 색을 믹스했습니다. 참 저답지 않은 칼라풀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제 입장에서) 강렬한 네일아트를 받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받고 나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지더라고요. 메니큐어를 바르는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멍때리고 있었는데도 힐링이 되었습니다. 신기신기. ^^


네일아트 받은 다음에 괜히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거리고 카페에 들어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 딱 시키고 책도 읽었어요. 좋더군요! 신랑한테 당신 덕분에 이런것도 해본다고 사진도 보내주고 히히낙낙 혼자서도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그날도 신랑은 늦게 들어왔었어요. 잠결에 문자오는 소릴 들었는데 언놈이 새벽에 문자를 보내나 하고 잤거든요. 담날 아침에 보니 새벽 5시 40분에 신랑이 보낸 문자였어요. 그때 들어와서 씻고 자기전에 돈 꺼내놓고 문자를 보낸거죠. 다음날은 월요일이었고 저는 출근을 해야했고 신랑은 잠깐 눈 붙이고 다시 나가야 해서 대화 나눌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ㅠㅠ

지인을 만났는데 놀라면서 "이제 네일아트도 하고 다니네?" 라고 하길래 여차저차 이야기 해 줬더니 "우왕~ 멋지다~" 가 연발로 튀어나왔습니다.

신랑 코 묻은 용돈. 아니 땀 묻은 용돈으로 저는 최고의 사치를 누렸고 네일아트가 지워지기 전까지의 한 주는 너무나 행복한 한주였습니다.

(이 땅의 사장님들! 일도 좋지만 야근은 참아주시면 안되나요? 가정을 지켜주세요. 2세 언제 만듭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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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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