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거의 3주만에 산부인과에 갔어요. 임신 10주차가 되는 날이었거든요. 지난번 뽀담이 심장뛰는 소리 들었는데 그게 녹화가 안되어있어서 이번엔 녹화 잘 해달라고 이야길 했어요. 그런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어요. 뽀담이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복부초음파


임신 10주차면 3주전에 비하여 폭풍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복부초음파로 봤을 때 많이 자라지 않았다며 질초음파를 보자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질초음파를 봤는데 아기집 보이고 다 보이는데 아이가 자라지 않았다고, 중간에 심장이 멈춘 것 같다고 합니다.

질초음파


계류유산이 된 겁니다. 별다른 증상도 없이 말이에요.

계류유산이 그렇데요. 별 증상 없을수도 있고 질출혈이나 복통을 동반할 수 있다는데 전 전자에 해당했던거요. 하혈이 조금 있긴 했으나 병원에서도 그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했고 그 전에 초음파 봤을땐 너무나도 정상적이었거든요. 입덧은 처음부터 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최근에 양치질 할 때 구토가 올라와서 임신 때문에 그런가 했을 정도였는데 계류유산이라니요.


원인이 뭐냐니까 염색체 이상일 확률이 제일 많다고 하네요. 처음부터 수정될 때 염색체 기형이거나 건강하지 못한 정자와 난자가 만났나봐요.


아기 스스로 살 수 없는 조건이라 숨을 거둔 것 같아요. 태어나서 엄마 아빠 속썩이기 싫었나봐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유산은 아니니까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고 하지만 내 뱃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생겼다가 사라졌다는 것이 낯설고 충격적입니다.


의사선생님이 다음 임신에는 지장이 없고, 수술하고 생리 두세번 거친 뒤 다시 임신하면 충분하다고 젊으니까 걱정 말라고 위로를 해 주셨어요. 근데 응급 수술이 있으시다며 수술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하게 안해주셔서 야속했어요. 당장 내일 아침인데 말입니다.


찾아보니 자궁소파술=소파수술이라고 해서 자궁 안에 남아있는 그것(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을 긁어내는 수술이 있는데 그 수술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계류유산 후 몸조리도 잘해야 한다는데 찬바람 부는 요즘 날씨가 걱정이 좀 되긴 하네요.


병원에서 들을 땐 멍했는데 병원에서 나오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잠잠해졌다가도 신랑이 한마디 하면 눈물이 나고, 뭐 하나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한숨 자고 회사에 전화하는데 괜찮다고 생각했는데도 눈물이 나고, 엄마랑 아빠 문자가 왔는데도 눈물이 나고 그러네요. 아무렇지 않을 순 없겠지만 당분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도 해야하고, 얼굴볼 때마다 울컥울컥 할 것 같습니다. 에휴 참.


첫 임신, 그리고 첫 계류유산. 잘 이겨내고 오겠습니다. 오늘 수술하면 당분간 블로그로 소식 전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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