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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이의 신기한 능력 중 하나는 사람 손을 기가막히게 알아챈다는 건데요. 품 안에 있는걸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온종일 사람 손을 찾아요. 특히 잘 때. 오복이를 위해 전용 침대까지 마련해 줬건만 도통 침대에서 혼자 자려고 하질 않아요. 옆에서 토닥토닥도 통하질 않구요. 안고 있음 잘 자는데 내려놓으면 "응애~"

사람들은 이걸 보고 손탔다고 하더군요.


밥 먹을 때도, 잘 때도 품안에 있으려고 한다고 하면 벌써 손타서 어쩌냐고 난리입니다. 친정에서도, 시댁에서도, 심지어 신랑도. 자식을 낳아본 적이 없는 지인들도 그런 말을 합니다. 간접 경험은 있겠지만. 여튼.

100일도 안 된 아기가 손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엄마 뱃속에서 편안하게 호흡하고 주는 영양분 축적하고 있다가 세상에 나와 자기 스스로 호흡하고 밥 달라고 보채야 하는 아기. 모든게 낯설고 세상 기댈 곳 없는 아기가 사람 품을 찾고 우는 것을 가지고 버릇 잘 못 들면 안 된다고 모른척 해야 하는 걸까요?

24시간 오복이랑 함께 있으면서 1시간도 안 되었는데 젖 찾고, 밤인데 안 자고, 기저귀 갈아서 뽀송하게 해 주고 싶을 뿐인데 우는 걸 보면 제일 힘든 사람은 엄마일겁니다. 네. 저 힘들어요. ㅠㅠ 화도 나고 짜증도 나요. 은연중에 오복이한테 표현하기도 했어요. 혼자 두면 어쩜 그리 잘 알아채는지 정말 손탔나 싶기도 해요. 근데 아직 세상 적응 중인 아기한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 같고, 그냥 두는 건 가혹행위 같아요.


포스팅 시점이 시일이 좀 지나서 그렇지 오복이가 한 달도 안 되었을 때부터 손탄다, 손탄다 이야기 들어왔는데 저는 잘 모르겠네요. 당연한걸 왜 아기 탓을 하는지. 아기 엄마가 이러이러해서 힘들다고 푸념하면 손탔다는 말 대신에 "니가 힘들겠구나.", "너 몸은 어떠니?", "조금 지나면 괜찮아 질꺼야." 이렇게 말해줬음 좋겠어요. 그 위로와 응원이 육아에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손타는건 더 나중에요. 오복이가 엄마를 알아보고(지금은 그 누가 안아줘도 괜찮아요.) 조금 더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때요. 그 때 손탄건 아마 제가 가만히 안 있을겁니다. 저 성질 더럽거든요. -_- 버릇 고치겠다고 들꺼에요. 겪어보니 신생아일 때 엄마가 힘든 것은 서투른 육아로 아기에게 드는 미안함도 있지만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의 서러움이 크더군요. 차라리 말을 아끼는 것이 좋죠. ^^; 어차피 새끼 키우는건 엄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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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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