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는 늘 한순간이지요. 집은 가장 안전한 공간이기도 하면서 가장 위험한 공간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복이한테 늘 이야기 하는데요. 매번 보란듯이 무시하는 만 24개월 오복. 마음이 조마조마한 것도 있고, 아무리 말을 해도 안 되니까 부아가 치밀기도 해서 때마다 속이 뒤집어집니다.


뛰지말 것과 바닥에 있는 밟지 말고 치울 것, 침대나 쇼파에 서 있지 말 것, 위에 있는 물건 끌어내리지 말 것. 위험도가 높고 오복이가 자주 하는 행동이라 더 신경써서 보고 말하는데 결국 사고가 터졌어요. 신나서 뛰어가다가 식탁 모서리에 쿵.


바로 옆에 있었지만 말릴 수 없었던 그 찰나의 순간. 놀란 마음을 감추고 얼른 안아주고 문제 부위가 어딘지 봤는데 이내 눈가가 벌어지며 피가 주륵 나오는거예요. 아휴! 눈을 피한게 어딘가 싶기도 하면서 "그.니.까. 왜 뛰냐고!!!!!!!!!" 부글부글 올라오는데 오복인 울고. 이 속을 누가 알리오. ㅠㅠ


금요일 저녁 7시경이었어요. 상처 부위도 그렇고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참 애매한 시간이었죠. 근처에는 외과가 없어요. 대형 정형외과와 항문외과 건물은 하나 걸러 하나씩 있는데 일반 외과는 없는 동네. 응급의학과가 하나 있었던 것이 기억나서 우선 달렸죠.


거기도 가보니 정형외과를 동반한 응급의학과.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정형외과 질리더라고요. ㅋㅋㅋㅋ 반경 1km사이에 4~5개가 수술/입원/물리치료실을 동반한 대형 정형외과라니.


암튼 응급의학과에 갔더니 접수도 안받아주려고 하고 꼬매야하는거면 여기서 못하니 큰병원 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꼬매야 하는 상처인지 판단이라도 해달라고 했더니 그제야 드레싱 하고 상처부위를 봐줬어요. 상처부위 만지니 오복인 울고불고. ㅠㅠ 애매하다고 큰 병원 가라고 해서 수납하고 나왔습니다.


근처 큰 병원은 아주대학병원. 택시타고 달렸습니다. ㅋㅋㅋ 신랑 호출. 카카오택시 어플 급하게 깔았어요. ㅋㅋㅋ 좋드만요. ㅋㅋㅋ 출발지, 도착지 찍어놓고 부르니까.


그렇게 전 응급실에 처음 가 봤네요. 접수할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10만원은 나올 것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이게 바로 응급실 포스인가요? -_-;;; 대기자 구역 나뉘어져있고 보호자는 명찰을 하고 진료 구역으로는 한사람만 동행할 수 있게 되어있었어요.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분들이 있는 것은 신기했어요.

엄청 "응급!!!!!!!!!!!" 이런 상황이 아니었어요. 조용한 분위기라 생소한 배치와 인력 빼곤 일반 병원 같았는데요. 오복이 치료 하고 나오는데 119에 실려 온 화상 입은 아기보고 너무 쨘하고 남 일이 아니다 싶고 조심, 더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적막을 깨는 아기의 울음소리란. ㅠㅠ

오복이의 상처는 의사 선생님이 보시더니 깊이가 참 애매하다고. 손에 난 상처였으면 그냥 돌려보냈을텐데 눈이라서 그렇다고 하셨어요. 꼬매는 것 대신(이건 수면마취를 또 해야하는 상황) 할 수 있는 것이 의료용 본드인데 이건 부위가 눈이라서 또 사용할 수 없다네요. 그래서 차선은 의료용 테이프인데 이걸 붙여놨다가 5일 정도 지나서 떼어보고 상처가 더 벌어졌다 싶으면 그때 가서 다른 방법을 찾자고 하셨어요. 그럴 일은 별로 없을거라고 했고요.


의료용 테이프를 붙인다고 해서 흉이 안 진다 그런건 없다고 해요. 그냥 상처 벌어지지 말라고 붙여 놓는거니 이해는 갔어요. 그냥 속상하죠. 흉이 남을 생각하면. 어찌되었건 응급실에서 수염이 막 올라오는 상태였던 젊은 의사 선생님이 평온+친절하셔서 감사했어요.


의료용 테이프 떼고 나면 그 다음엔 듀오덤 같은 것 붙이면 된다 하셔서 지금은 이지덤 붙이고 있어요. 이렇게 뜨거운 맛을 보고도 오복인 아직도 뜁니다. 자긴 신나요. 저만 더 예민하게, 신경질적으로 바뀐 것 같고요. ㅋㅋㅋ 미치죠. ㅋㅋㅋ 싱크대랑 일체형인 아일랜드 식탁을 치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치우다보면 빈 집이어야 하는데 것두 말이 안 되니 정말 갈 길이 멉니다. ㅋㅋ

이맘때 아이들의 어쩔수 없는 특성인건지. 남자아이라 더 그런건지. 보험을 미리 가입해두길 잘 했단 생각도 들면서 여러모로 심난한 상태입니다. ㅋㅋㅋㅋㅋ 유아 안전사고. 어찌합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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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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