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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아무 정보 없이 제목과 작가 이름만 보고 무인으로 대출했는데 작중 배경이 겨울이라 지금 읽기 딱 좋았다. 마침 이번 겨울엔 눈도 많이 왔고. 이렇게 나름 엮어본다.

 

 

눈 덮인 조용한 분위기의 머더구스 펜션에 조용한 휴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라니. 고전적인 분위기였다. 이 펜션에서 오빠가 독약을 먹고 자살했다. 오빠의 죽음을 의아하게 여긴 여동생 나오코는 직접 가보기로 한다. 오빠의 자살을 납득하기 위해, 어쩌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펜션 방의 이름, 구조, 머문 사람들이 복잡해서 메모하면서 봤더니 오복이가 왜 책에 있는 걸 적냐고 의아해했다. 응. 엄마가 이렇게 안 하면 내용을 이해 못 해. 특히 외국인 이름은 복잡하고 때론 성별도 추정할 수 없어. 그나마 적어야 블로그에 한 글자라도 더 끼적일 수 있단다.

 

그런데 사실 적어도 별 수 없었다. 암호를 풀 수 있어야 말이지. 머더구스에 뭐 그리 복잡한 의미를 담았냔 말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추리해. 머더구스 많이 들었지만 한 번도 뜻을 생각한 적 없고, 영상을 봐도 뭔 노래 이러냐 하면서 넘겼기 때문에 그야말로 백지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졸업-설월화 살인 게임]이랑 [십자저택의 피에로]랑 같은 결. 나는 그 두 작품을 크게 재미있다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그냥 그랬다.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다. 이중, 삼중으로 몰라도 되는 이야기를 마무리지은 부분인데 오빠를 죽인 범인을 찾고 끝낸 것이 아니었다. 머더구스 펜션의 원래 주인(영국인)과 마스터의 사연, 가와사키씨의 기구(?)한 사연과 다카세에 이르기까지 그 공간에 허투루 모인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음이 밝혀진 것이 넘나 깔끔했다. 잘 짜인 연극 같은 느낌. 쨋든 첨부터 끝까지 보면 마무리됨이 시원했던 작품이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 10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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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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