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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드리는 100가지 질문 - 아들은 모른다. 엄마의 삶을.]은 모리야 다케시가 자식을 얻고, 본인 유년시절을 떠올리고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좋은 아빠가 되어줄게를 다짐하며 어머니와 문답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질문을 통해 어머니와 어머니라는 이름을 뗀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바라본다. 잘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와 동일시되진 않아 크게 흥미롭진 않았다. 그치만 나의 어머니가 생존해계시고, 내가 어머니이기도 한 위치라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아들의 질문에 답하는 어머니가 100% 진심을 다 했을지 의문이 들었다. 삐딱하게 생각하게된다. (난 썩었어. orz) 나를 100% 드러내놓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 헌데 사실 말하고 싶은 욕구는 있고. (그래서 나는 블로깅을 하지.) 더구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들이 묻는데 알게 모르게 포장되지 않았을까? 내 모녀관계를 떠올려보아도 잘. 음. 그런데 이것저것 다 떠나 아들의 물음,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아들에게...'라고 시작되는 답이 참 보기 좋더라. 부모 자식 관계든, 연인, 친구든 이 정도 주고받았으면 된 것 아냐? 싶었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부분. 책 뒷날개에도 있던데 거긴 몇 개 빠져있었고, 본문에 있는 내용으로 가져와봤다.

 

어두운 방공호 안에서 태어난 어머니.

여장부처럼 억척스런 소녀였던 어머니.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일하는 어머니.


사랑을 하는 어머니.

예쁘게 꾸미고 나의 친아버지를 만났을 때의 어머니.

 

결혼식을 올리는 어머니.

나를 낳았을 때의 어머니.

아버지의 애인에게 고개를 숙인 어머니.

내가 탄 유치원 버스를 지켜보는 어머니.

뜨개질을 하는 어머니. 재봉질을 하는 어머니.

동생을 업고 일하는 어머니.

수업 참관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울면서 고갯길을 내려가는 어머니.

초등학교 교무실에서 머리를 숙인 어머니.

 

일할 곳이 정해져 기뻐하는 어머니.

빚쟁이에게 머리 숙인 어머니.

전철 창가에서 흔들리는 어머니.

개찰구에서 나와 동생을 찾는 어머니.

 

사랑으로 고민하는 어머니.

이혼을 결심했을 때의 어머니.

이사 트럭을 타고 흔들리며 가는 어머니.

역 개찰구에서 떠나는 나를 지켜보는 어머니.

순찰차를 타고 가는 어머니.

멀어지는 기차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어머니.

소포 박스에 편지를 넣는 어머니.

자신의 가게에서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

 

병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

해질녘 나와 나란히 걸었던 어머니.

동생이 떠나갔을 때의 어머니.

나의 결혼식에서 눈물 흘리는 어머니.

첫 손녀의 얼굴을 봤을 때의 어머니.

차 안에서 혼자 우는 어머니.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간 어머니.

집중치료실에 누워 있던 어머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어머니.

고양이들을 보며 환하게 웃는 어머니.

 

 

어머니에게 드리는 100가지 질문 - 10점
모리야 다케시 지음, 홍성민 옮김/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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