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잘 보내고 계시죠? 특별했던 사건들은 없었는지요.. ㅎㅎ 이번 연휴때 제가 보고 들은 재미났던 사연 세가지를 소개해드릴려고 합니다. 보시면서 명절 증후군 싹 날려버리시고 남은 연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1. 뭐 그리 비싸노?

토요일 오전 외숙모집에 인사드리러 갔더니 큰할머니, 할머니, 외숙모께서 전을 부치고 계셨습니다. 저도 옆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미용실에 빠마(펌)하러 갔던 엄마가 머리에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등장했습니다. 일명 아줌마빠마...

자연스럽게 파마 이야기를 하게되었는데.. 엄마는 십몇년? 이십몇년간 단골인 미용실에서 만 팔천원을 주고 머릴 말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말 하자마자 할머니랑 큰할머니께서 "뭐 그리 비싸냐"며...
어느 동네에선 만 오천원에 만다며 말만 잘하면 만 삼천원에도 말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게 자기 맘에 드는 미용실이 있다며 거기엘 꼭 가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시는겁니다. 
제 눈엔 다 똑같은 뽀글이 머리인데 어르신들에겐 그 뽀글머리만의 자존심과, 스타일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
대화를 나누시는데 어쩐지 다들 소녀같으셔서 괜시리 웃음이 나왔습니다.

엄마가 "이건 비싼것도 아니에요. 요즘 애들 머리는 기본 오만원은 줘야해요" 하니까 할머니들.. 어이없어 하셨습니다.. ㅎㅎ
<만 삼천원에 파마할 수 있는 미용실> 나중을 위해 저도 알아놓아야 할까봐요.. ^^;

2. 'v'를 뭐라고 읽는지 아시나요?

아버지는 7형제십니다. 해서 친가에 가면 큰아빠, 작은아빠, 큰엄마, 작은엄마가 정말 많습니다. 그 2세들? 당연히 많죠. 한집에 기본 2명, 많으면 3명은 되니 열몇명이 되는 아이들이 온 방을 휘젓고 다닌답니다. ㅋㅋ
어른들은 이름 외우는게 벅차신지 시골 집에 들어서면 "왔나~ 어디보자 니 누고?(너 누구니? 이름이 뭐니?)" 하십니다. 같은집에 형제들은 거꾸로 이름 부르는 경우도 많아요. 저보고 동생 이름을 부른다거나 하는...

저는 서열이 6번째인데 제 밑으로 한 9명은 있는 것 같아요. 그 막내가 지금 여섯살입니다... 그 아이 이야기입니다.

작은엄마께서 "연이가 v를 뭐라고 읽는줄 알아요?" 라고 묻자 다들 "브이"말고는 생각나는 단어가 없으신지 멍해있으십니다.

답은?
"김치~"

사진 찍을때 'v'모양으로 손가락 만들고 "김치~" 하기 때문에 'v'는 '김치'랍니다.
여섯살 꼬마아이의 깜찍한 생각입니다. 그제서야 어른들은 "맞네. 김치 맞네" 하고 웃으십니다.
집에 아이가 있으면 웃을 일이 많다고, 막내 연일 보니 그저 귀엽더라구요.
사진 찍을때 김치 말고도 치~즈, 스마일~, 브이~ 다양한 문구들이 있는데 어릴땐 그렇게 말하면서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은 하지 않게된 것 같아요. 그치만 카메라가 눈앞에 오면 나도 모르게 손은 'v'를 그리며 올리고 있다능.... ( '')a 참, 무난한 포즈죠? v?


3. 아빠와 함께

제가 사는 집 근처에는 고등학교와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설 연휴라 학교는 텅텅 비었지요. 참으로 고요했습니다. 그 운동장에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었지요.
고등학교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운동장을 가볍게 돌고 있었고, 그 바로 붙은 초등학교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공을 주고받으며 캐치볼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 모습이 어찌나 훈훈해 보이던지 순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스포츠를 즐기고, 땀흘리며 집에 들어오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행복해지던걸요?
지나가던 길에 본 것이라 두 부자지간이 어떤 대화를 하면서 달리기를 하는지, 캐치볼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평소 일하느라 지쳐 아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었던 아버지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학업에 지친 아들의 평소에는 하기 힘들었던 건전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어쩐지 여자인 저는 모르는 사나이들만의 끈끈한 정이 느껴지더라구요.


이번 연휴는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저로서는 애틋한 사연들이었어요.
'이래서 가족이 소중한 것이구나' 라는걸 느꼈답니다.


해서 2박 3일이라는 연휴가 너무 짧게만 느껴졌는데요. 올 한해 공휴일도 적은데 이런 명절땐 인간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으로다가 앞뒤로 하루씩 강제로 좀 쉬게 해줬음 좋겠어요.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와 자식이 한데 모여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소통'하게 함으로써 '행복'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음 좋겠다는 그런 소박한 바램이 있습니다.

모두모두, 사랑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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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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