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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따라 쓰는 빨간 머리 앤 - 따뜻한 영어 필사 힐링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의 부분 부분을 엮어 필사하는 책이 있어서 들여보았다. 사실 자필에 자신이 없는 편이라 필사를 해 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필사 콘텐츠가 눈에 띄었다. 온라인 서점,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손글씨가 많이 노출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책이지만) 아이 학교에서 1년간 고전 필사 진행하는 걸 봤다. 나름 의미가 있어 보였다. 옆에서 같이 쓰고 있으면 아이에게도 쓰기의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해 보았다. (아이 핑계로 나도 뭔갈 도전해 보는 일이 많이 생겼다.)

 

《빨간 머리 앤》을 필사해보기로 한 건 내가 어릴 때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해 준 걸로 아는데 아직도 둘러보면 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추억 한 스푼과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가 궁금해서다. 정확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데 그래도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노래와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 흐름은 어렴풋하게 남아있었다. 이번에 필사하면서 아 맞아, 앤이 남자아이 대신 오게 된 거였지, 다이애나랑 헤어지는 장면이 있었어, 매튜아저씨 진짜 멋졌어, 마릴라 아줌마는 너무 깐깐했지. 등등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좋았다. 영어 필사지만 한글로도 있었으니까. 힛.

 

 

영어 필사니까 영어공부하는 느낌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의외로 공부보단 마음이 고요해지는 (무념무상.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걸 느꼈다. 무의식 중에 펜이 편한 대로 굴러가서 틀렸다는 걸 인지하며 아차 하지만 아무렴 어때하고 또 물 흐르듯 쓰는 거다. 남들의 예쁜 글씨체가 여전히 부럽긴 하지만 이 시간은 나만의 힐링이라 생각하며 내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있다. 필사의 묘미가 이런 걸까. 그러다 마음에 들면 한글로 쭈욱 읽어보기도 하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채워가고 있다. 구성을 잘해놔서 한 페이지가 부담스럽지 않다.

 

이 과정이 재미있고, 《빨간 머리 앤》에 대한 애정도 생기는 것이 아무래도 소설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그런데 결론은 어떻게 됐더라?' 여기에 봉착해서 참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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