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나 스타벅스를 매일 가도 단골 커피집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얼굴이야 익숙해지는데 저랑 어떤 접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그냥 '커피마시러 카페간다.' 이 생각밖엔 없죠. 자주는 아니지만 근처 지날 때 꼭 들리는 곳, 일부러 커피마시러 그쪽으로 가는 커피집이 있는데 저는 여길 단골로 생각했어요. 더 커피룸(THE COFFEE ROOM) 이야기입니다.


작은 규모의 개인 카페인데 프랜차이즈처럼 대용량을 강조하지 않고, 사이드 메뉴(베이커리 등) 취급하지 않는, 딱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카페 가면 커피 외 다른 메뉴를 잘 안먹는 저한테는 안성맞춤인 곳이었어요. 기본 2샷에 진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었지요.


이런저런걸 다 떠나 이곳에 가면 굉장히 좋은 기운(우주의 기운 아님. -_-;)을 받는 것 같았는데요. 사장님이 항상 낭낭한 목소리로 친근하게 말걸어주시고 오복이에게도 잘해주셨거든요. 쿠폰을 계속 들고 다니다가 이름 써서 놓고다녔는데 그 후론 이름도 기억해서 불러주셨어요.


오복이도 이곳을 좋게 기억하고 있어요. 어느날 커피를 마시고 나가려고 유모차에 앉으랬더니 싫다고 버티더라고요. 어찌어찌 설득해서 앉아 평소 하던대로 스스로 안전벨트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계시던 사장님이 혼자서 안전벨트한다고 칭찬을 막 해주셨어요. 그 후로 커피집에서 칭찬받았다고 으쓱 으쓱 얼마나 뿌듯해했는지 몰라요. 종종 우유나 젤리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기도 했고.


그런데 말입니다. 제주도 다녀오고 날이 추워서 방콕하느라 영통역 쪽으로 며칠 안 나갔다가 오랜만에 발걸음했더니 그동안 감사했다는 문구가 붙여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ㅠㅠ 두둥. 집기는 그대로라 뭐지, 이건 올 한해 감사했다는 건가 애써 불길한 생각을 지웠어요. 그리고 그 앞 다른 카페를 갔다가 나오는 길에 혹시나 해서 다시 그쪽으로 갔더니 와, 오늘이 철거날이라고 사장님 나와계시더라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왜 안오시나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궁금했었다고 하시는데 으앙! 왜! 왜! 왜! 란 말 밖엔. ㅠㅠㅠㅠㅠㅠㅠㅠ


고객들에게 공지 없이 어느날 갑자기 문 닫아버리는 곳들도 많은데 써붙이기도 하고 직접 말로도 해 주시니 단골 고객 입장에선 마지막까지 너무나 좋은 곳으로 기억됩니다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인생에 이런 카페가 없었는데 말이죠. 몇 번을 포스팅할려고도 했었는데 이렇게 없어지고야 하게되네요. 커피야 어디서든 먹겠지만 더 커피룸 잊지 않을게요.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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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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