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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한국에서 영화로 개봉해서 알고 있었다. 제목이 기괴했는데 포스터는 안 그랬고 이런 저런 이유로 당연히 일본에서 만든 거라고 생각되었다. 당시엔 그렇구나 하고 넘겼고, 영화를 본 건 최근이었는데 신랑이 책을 보고 싶다하여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같이 봤다. 책이 원작이었음.

@영화 포스터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음

책과 영화는 큰 줄기가 100% 일치한다. 그래도 지루하거나 빨리 넘겨버리고 싶지 않았다. 같은 부분에서 여전히 뭉클했고 영상으로 빠르게 지나갔던 부분을 더 잘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엄청나게 작위적으로 느껴졌던 "뭐시기 뭐시기 한 클래스메이트"란 표현은 적응 안 되더라. 어찌나 반복되던지. 사쿠라만 그런게 아니라 그 반 전체가. 나도 그 나이엔 별명이나 지금 들으면 오글거리는 10대들만의 표현을 썼을 텐데 이제와 문자로 보니 어색 어색. 이 부분의 의식만큼은 영화가 더 나았다.


사쿠라와 하루키는 후쿠오카로 1박 여행을 다녀오는데 나도 보고 느낀 모습이 나와 반가웠다. 특히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소 동상을 만지는 부분, 연못을 지나 매화나무가 있는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고, 돌아오는 길에 우메가이 모찌를 먹는 등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 주인공들과 함께 있는 듯 했다. 돌아보면 그 여행이 둘에겐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었고 너무나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이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해진 슬픈 결말이었으나 긍정적 결말이라고 해야하나? 반 친구들이 이름도 잘 몰랐던, 조용한 소년 하루키의 성장과 조연들의 행보가 멋져서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 10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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