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스의 검]은 와타세 경부 시리즈다. 것도 처음. 그래서 와타세 경부의 꼬꼬마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 어떤 책에서 본 적 있는 인물을 다른 책에서 또 만나는 건 특별하고 흥미로운 경험이다. 나카야마 시치리 작품을 읽는 이유랄까.


이 책을 보고나면 와타세 경부가 형사로서는 뛰어날진 모르겠지만 아내에겐 참 못난 남편이란 걸 알게 된다. 집에도 잘 안 들어갈 뿐만 아니라 화풀이에 손찌검을 하는 남자라니. 앞뒤 설명 없이. 신혼인데. 직업을 고려하더라도 이건 아니잖아? 여기서 신혼의 와타세가 이혼남이 되어버리지만 어쩐지 그것이 어울리게 됐다.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테미스의 검]에선 와타세가 훗날 검거율 탑을 달리는 멋진 형사가 된 이유가 되는 사건이 터진다. 원죄사건이라고 하는데 난 이 말이 입에 잘 안 붙더라. 원죄는 억울하게 죄를 덮어쓴 것을 말하는데 나카야마 시치리 작품에 여러 번 등장한다. 그러니까 엉뚱한 사람을 살인자라고 잡아들여서 구속하고 경찰이 증거를 날조해 검찰, 판사까지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거다. 그 사람은 결국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되어 살던 중 자살해버린다. 이 사건의 뿌리에 꼬꼬마 와타세가 있다.

증거 날조 장면에선 영화 [살인의 추억]이 생각나고 엉뚱한 사람이 억울하게 옥살이 한 것에선 이춘재가 떠올랐다. 그게 그 사건이지. 쨌든. 인간으로선 할 수 없는 짓을 한 사람을 마땅히 사형시켜야 함에도 이러한 원죄가 발생하면 모든 것이 망가져버린다. 그렇다고 사형 받아 마땅한 자를 죽을 때까지 교도소에서 삼시세끼 먹여가며 비바람을 피하게 해 줘야 하는가 생각하면 또 난감하다. 사형제도 찬반을 놓고 여러 입장을 보여준다.


각자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인간사가 어디 그런가. 법과 정의의 여신인 테미스가 나서서 천칭과 검을 휘둘러주면 참 좋겠다. 허무맹랑한 소리지. 무신론자인 내가 할 말은 아닌데. 사형을 시키든, 아니든 죄를 지었으면 어떻게든 천벌을 받길 바라고 또 바랄 수밖에 없다.

[테미스의 검]도 나카야사 시치리가 썼다는 티가 난다. 마지막에 뒤통수 한 대 탁 치는. 와, 난 그건 눈치 못 챘네?



테미스의 검 - 10점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블루홀식스(블루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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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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