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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미각을 가진 지인이 당근정말시러님의 레시피를 추천해줬던 것이 몇 년 전이다. 지금도 알려줬던 레시피로 계란감자국을 종종 해 먹는다. 레시피 없이는 뭐가 안 되는 요똥인 난 지금도 이 프린트 본을 보관하고 있다. 이 지인의 추천은 늘 믿고 먹는데 이번에 [당근정말시러의 300kcal 살 빠지는 도시락]이라는 책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보게 됐다. [굿바이 조미료의 300kcal 살 빠지는 도시락]의 개정판이라는 출판정보를 보고 더 업그레이드됐을 본문에 기대를 한 건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좀, 아니 많이 실망했다. 어디가 개정됐다는 건지 개정 전 책을 구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레시피가 훌륭하고 결과물이 맛있게 나오면 불만이 없어야겠지만 책이라는 물성을 띄게 되면 완성도에 민감해지게 된다.

 

 

원고에 오탈자가 많을 수도 있고, 비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을 편집자는 왜 보지 못한 걸까? 하나씩 플래그를 붙이다가 포기했다. 찾으라고 하면 한두 장에 하나씩은 발견할 자신이 있다. 책날개부터 들렸다. 하나가 아니다. '씨엔블로'라는 그룹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 '씨엔블루'잖아. '특이' 인기가 많았단다. '특히'잖아. 대소문자 표기도 그렇고 어이가 없다. 몸에 좋은 식품을 구할 수 있는 곳은 글쎄, 전화번호는 다 걸어볼 수 없었지만 웹사이트를 쳐 봤을 땐 없는 곳도 있더라. 다양한 도시락 용기를 살 수 있는 곳이라 소개한 곳도 현재 운영되지 않는 곳도 있던데 어떻게 이게 그대로 책이 됐을까? 2021년 4월에 개정되어 발행되었고, 내가 책을 본 건 2021년 4월 말에서 5월 초인데? 그밖에 수정이 필요한 곳은 언급하지 않겠다. 복잡한 생각 다 내려놓고 좋은 기억만 가져가야겠다. 실전에서 요리하는데 구구절절 덧붙인 이야기는 읽을 정신이 없으니까. 안 봐도 되니까.

 

 

그래도 좋은 팁 많이 얻었다. 예쁜 캐릭터, 앙증맞은 모양의 도시락을 만들 때 스파게티면, 마요네즈, 쿠키 틀 등등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더라고. 집에서는 설거지거리와 버려지는 재료가 더 많을 것 같다만 특별한 날 한 번은 써먹어볼 수 있는 술기들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코로나19 때문에 체험학습을 안 가서 도시락을 쌀 일이 없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언젠가 기분전환 삼아해볼까 한다. [당근정말시러의 300kcal 살 빠지는 도시락]의 레시피를 보고 나면 문어모양 소시지와 동글동글 주먹밥, 꼬마김밥 말고도 도전할 거리가 있어 즐거워질 것이다.

 

 

300Kcal 살 빠지는 도시락 - 10점
박정아 지음/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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