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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다는 건 당연히 좋은 것 아닌가? 누가 봐도 옳은 이야기잖아. 그게 맞잖아. 나 외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거다. 분명 책을 읽으면서 점점 갑갑해질거다. "에이, 노리코는 융퉁성이 없네" 또는 "불편하긴 해도 노리코가 정석이지" 이렇게 생각할듯. [절대정의]는 갑갑하지만 엄청 재미있는 소설이다. 눈을 떼지 못할 만큼 흥미롭다.


오로지 정의만을 추구하는 노리코. 곤란에 처한 날 도와준 건 내가 친구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니다. 오로지 그게 정의로우니까. 기꺼이 수고를 감수하고 정의구현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겁도 없다.

그 말인 즉 노리코는 내가 회사 비품인 노트에 사적인 메모를 하면 회사와 국세청에 고발할 것이고, 내가 규정 속도를 1이라도 초과하면 경찰서에 전화할 사람이라는 거다. 선생님이 그냥 넘어가면 경찰 부르고, 경찰이 괜찮다고 하면 상위 기관에 민원제기 ㄱㄱㄱ. 친구와 축구경기 승점 내기를 하면서 돈 만원을 걸어도 도박이라고 신고하는 1만큼의 봐줌이 없는 무자비한 그녀. 사실 맞는 행동이라 나도, 주변에서도 딱히 문제제기를 못한다. 근데 뭐랄까 '인간다움'이란게 없어 숨이 막힌다.

오랜 친구였고, 그 정의로움으로 곤란함에서 벗어난 적이 있긴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오죽했음 그간의 불만과 불안이 쌓여 죽였겠냐고. 그 모든 그룹의 아이들이 한 마음으로 죽였겠냐고! 가즈키, 유미코, 리호, 레이카가 잘 했단 건 아니지만 한편으론 이해된다. 나도 부족한 인간이니까.


한 가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리츠코다. 친구에 매몰되어 있어 리츠코를 놓쳤다. 얘는 뭔 죄야. 학창시절, 사회에서 몇 시간 보는 관계도 피곤한데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가족이라면, 어린 아이라면 어떨까. 절대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의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부모를 보면 자식을 안다. 닮을 수밖에 없다. 나도 누군가의 자식이라 부모의 장단점을 물려받았다는 걸 은연중에 느낀다. 내 자식에게서도 외형이 아닌 곳에서의 닮음이 보인다. 소오름이 아닐 수 없다.


절대정의 - 10점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주자덕 옮김/아프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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