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2008년 창해에서 출간됐었는데 2019년 비채에서 새로 출간되었다. 내가 읽은 건 19년 11월 말. 이틀 만에 읽었다. 만 하루.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야 워낙 빨리 읽히는 걸로 익숙하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근데 이 책은 특이했다. 등장인물이 제한적이었고, 공간도 이상한 집이 다다. 구구절절 길게 써 놨지만 소설 속 시간으론 하루 만에 중요한 일들이 해결된다. 내용 들어가기 전에 번역자의 말이었나? (에효. 12월 중순에 리뷰하려니 책은 수중에 없고.) 이 작품이 '연극적'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말 그렇다. 이걸 원작으로 하여 연극을 만들어도 볼 만 하겠다 싶더라. 소품들까지 모두 의미가 있어 두 번, 세 번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스포하면서 리뷰할거니까 아래부턴 원치 않으면 안 읽어도 됨을 알린다.


여러개의 장막을 치면서 눈속임하는 건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에서 익숙하다. [용의자 X의 헌신]처럼 여기서도 사람을 바꿔치기하는 장면이 여러번 등장한다. 고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사람이라던가, 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모니 손자였다던가 하는. 결정타는 죽은 아이가 바뀐 거겠지? 그리고 아주 큰 틀에선 장소 자체가 장막이었다. 이걸 왜 알려주지 않고 죽은게야. 집 곳곳에 힌트를 남겨두고 말야. 내가 다 속상하다.

물론 다 알려주기엔 진실이 너무 뼈아프다. 아동학대를 4가지로 나눌 수 있단다. 신체적 학대, 보호의무 태만과 거부, 성적 학대, 심리적 학대. 사야카는 이 학대 때문에 기억을 잃고. 잃어버린 건 기억이지만 몸이 기억한다는 것이 참. 그걸 또 대물림하는 과정이 아이 엄마인 나로선... 정도가 심해서 이건 아니다 싶으면서도 안타깝고, 공감도 갔다.

어렸을 때 학대를 당해 그 부분의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은 다른 소설에서도 많이 봤는데 (제목이랑 정확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다는 것이 함정. 아마 아르노 슈트로벨의 [관]과 혼다 데쓰야의 [스트로베리 나이트]가 아닐까? 리뷰 포스팅도 했는데 자세히 안 남겨놓은 것이 내 탓이오. 기억력이 저질이다.)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이 붙어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색을 낸 것 같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10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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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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