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달에 한번씩 엄마와 만나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옵니다. 엄마는 어떻게 해서든 본인이 가진 정보를 자식들에게 많이 전달하려고 하는 편이신데요. 이야기를 하다보면 반복되는 것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어서 잔소리처럼 들릴 때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엄마가 아니면 해 줄수 없는 내용이 더 많아 신경써서 듣는 답니다.


지난번 집에 내려갔을 때 엄마는 일명 [주치의 노트]라는 것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그것이 무언고 하니 '언제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어느 병원을 갔고 병원비와 약값을 얼마나 들더라. 처방받은 약은 어떠어떠한 것이다. 병원에서 무슨 말을 했고, 알아보니 이런 것을 조심해야 하더라.' 등에 대하여 정리한 노트라고 하더군요.

엄마가 나이가 들어서 보니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아지고, 병원 다닐 일도 많아지는데 이를 기록해두니까 여러모로 득이 되더라는 겁니다.

예를들어,

1. 증상을 적어두면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 할 때 한결 수월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정확히 병명을 진단할 수 있는데 가장 도움 되는 것은 환자의 증상이니까요.

2. 또, 처방받은 약을 적어두면 한 번에 다른 증상으로 두 곳 이상의 병원에 갈 때 약의 중복처방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항생제 같은 것은 중복처방 될 확률이 높답니다.

3. 그리고 만약에 큰 질병에 걸렸을 경우 그 시작점을 알 수 있거나 큰 질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죠. 증상을 꼼꼼히 기록하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4. 주변에 같은 증상인 사람이 있을 때 해결 방법을 일러줄 수도 있구요. 이것은 지금 엄마가 제일 신경쓰는 부분인데요. 엄마는 친척들 사이에서 건강전도사가 되었답니다.

5. 의료실비보험 등 보험금 청구하는 것도 빠트리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의료실비보험 청구는 금액이 크지 않아서 모았다가 한번에 하게되는데 2년 이내에 해야하는데 잊어버림 본인만 손해거든요. (의료실비보험 가입해야하는 이유[링크])

6. 건강지식을 메모해서 틈틈히 참고할 수 있습니다.

7. 병원에 간 이력을 보고 건강을 더 돌보는 자극제가 됩니다.

8. 주치의 노트를 보고 건강검진 주기를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등등등...


노트를 분할해서 신경외과, 치과, 한의원, 이비인후과, 외과 등등 견출지를 붙여 정리한 모습이 꼼꼼한 엄마의 성격을 대변해 줍니다.


노트를 펼쳐보니 한 2년전부터 빼곡하게 적혀 있더라구요. 엄마가 이렇게 병원을 많이 다녔나, 아프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이 들어 쨘 하기도 합니다. 원래도 무뚝뚝한 성격의 저이기도 하고, 집에서 나와 살다보니 이렇게 날짜가 기록된 병원 이력을 보니 맘이 편하진 않습니다. ㅠㅠ


저도 다이어리에 병원간 날을 체크해 놓긴 하는데 이렇게 따로 정리해놓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부터 정리를 해 보려고 합니다. 주거지를 자주 옮기는 편이라 매번 가는 병원이 달라져 사실 불편한 점이 많았거든요. 새로운 병원에 새로운 의사 선생님를 만나 나의 병원 이력을 다시 이야기하고, 증상을 다시 설명한다는 것이 번거로움이 많아요.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모든 진료를 시작해야 하니 어떻게보면 서로의 시간을 뺏고있는 것도 되고요.


간단하게라도 정리해 놓으면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엄마의 주치의 노트를 보고, 그야말로 엄마가 딸에게 전해주는 생활의 지혜라고 생각했습니다. ^^


덧) 엄마가 요즘 제 블로그 보는 재미에 사신다고 합니다. 주치의 노트를 보여주시면서 "이거 블로그 소재로 어떻노?" 그러시면서 사진 찍어가려면 찍어가라고 하시더군요. 소재를 제공해준 엄마님. 건강합시다. ^^
블로그 이미지

윤뽀

일상, 생활정보, 육아, 리뷰, 잡담이 가득한 개인 블로그. 윤뽀와 함께 놀아요. (방긋)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