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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書歌 콘서트 시즌4: 제인 에어〉 를 보고 왔습니다. 책 이야기와 그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니. 잘 읽히지 않는 고전이라도 이 조합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인지 관람 등급은 만 7세 이상이었습니다. 혼자 살짝 다녀올까 했다가 아이도 괜찮을 것 같아서 학원 마치고 나오는 초딩을 픽업해서 데리고 갔습니다.

 

 

입장 전부터 공연 관람 예절에 대하여 단속을 했어요. 제가 요즘 뮤지컬에 빠져 대극장을 다니는데 흔히들 말하는 시체관극에 익숙해요. 그래서 미리 주의를 주었지만 사실 아이의 관람태도가 그렇게 좋진 못했어요. 헌데 민망하게도 어디선가 울린 벨소리,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눈뽕(카톡은 나중에 하세요. ㅠㅠ), 리플릿으로 부채질하는 어른들이 있어서 아이에게 제 권위가 무너져 내렸어요.

 

 

암튼. [제인 에어]는 학생일 때 문고판으로 봤고 영상의 기억도 얼핏 남아있는데 이번에 제대로 된 스토리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작가이자 번역가이신 박산호 선생님의 배경 설명이 있으니 책을 이해하는 깊이가 남달라 지더라고요. 어릴 땐 그냥, 책이니까, 생각 없이 읽었는데 시대적 배경을 알고 나니 여성 작가라는 부분도 새롭게 들어왔고, 제인 에어가 너무 멋져 보였어요. 완전히 잊고 있었던 스토리였는데 새록새록. 이제 [제인 에어]는 잊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사랑 이야기만 나오면 "웩, 웩" 거리는 남자아이도 이 기회가 아니면 고전인 데다가 러브 스토리이기까지 한 이 책을 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을 텐데 잘 데려갔다 싶어요.

 

 

10대 때 흔한 문고판으로 읽었으니 무삭제 완역본은 아닐 것 같아서 [제인 에어]를 다시 한번 읽을 생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서가 콘서트>로 즐겼으니 일단은 킵하고요.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모티브로 한 레이철 호킨스의 소설 [기척]을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련 있는 책을 굴비 엮듯 몰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니까요.

 

 

박산호 선생님은 작곡가 소개할 때 보다 작가와 줄거리 소개할 때 진행 톤이 훨씬 안정적이고 물 흐르듯 이어지셨어요. 역시 작가는 작가다. 전문 분야가 따로 있단 느낌? 기회가 되면 북토크 콘서트로만 90분 채워도 좋을 것 같았어요. 연주자, 성악가 분들도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소극장 지붕 뚫어버려!

 

다음 달 〈서가書歌 콘서트 시즌5: 반 고흐, 위대한 편지〉엔 장강명 작가님이 사회자로 나오시던데 이건 또 얼마나 멋질지 기대됩니다. KT위즈파크 야구장 전광판으로 본 경기기회공연관람석. 이 공연에도 적용하고 있으니 경기도 거주 70세 이상 노인과 등록장애인, 다자녀가정, 임신부 대상으로 '만원의 행복권' 해당되시면 가성비 가격에 문화생활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관람 끝나고 나와서 스마트폰 비행기 모드를 풀자마자 푸시로 들어온 한강 작가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 책과 관련된 공연 관람 후라 백배는 더 짜릿했습니다. 해외에서 한강 작가님 책과 한국 근현대사 아팠던 사건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콘서트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찡하기도 했고요. 책이여 흥해라! 외치며 마무으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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