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의 아저씨>를 보고 왔습니다.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방영되는 동안에도, 그 후에도 계속해서 이야기가 파생되어 인생 드라마니 뭐니 엄청 핫했죠. 하지만 전 보지 않았어요. 드라마를 안 보는 제가 안다? 이건 대박 친거다랑 같은 뜻입니다. ㅋㅋ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다른 콘텐츠로 발전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연극 <나의 아저씨>는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와, 전 여기 처음 가봤어요. 주로 대학로와 잠실, 한남동, 광화문 쪽 극장들만 다니다 아무 생각없이 극만 보고 결정했더니 진짜 멀더라고요. 무엇보다 9호선이, 9호선이. 앉아서 못 가는 게 크네요. ㅋㅋㅋㅋ 평일 저녁공연은 신중해야겠어요. 다음날 출근하는 직장인은 웁니다. ㅋㅋㅋ
여기 옆 LG SIGNATURE 홀에선 뮤지컬 <맘마미야>가 공연중이었어요. LG아트센터의 부지가 넓고 건물도 큼직하던데 앉을자리 좀 더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두 공연이 동시에 같은 층에서 진행되는데 그에 반해 편한 공간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한 층 밑에 있는 화장실에 빈자리 표시되는 건 진짜 좋더라고요. U+ 스테이지 뒤편으로 있는 무인판매점도 다른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센스였고요.
제가 본 연극은 주로 대학로 소극장에서 진행됐는데 보통 90분? 길면 100분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인터미션은 당연히 없었고요. 이번 <나의 아저씨>는 무려 170분!(인터미션 포함) 이 러닝타임은 지레 겁먹기에 충분했습니다. 잔잔하다가도 성량으로 극장 지붕 뚫어주는 넘버가 있는, 박수도 한 번씩 치는 뮤지컬과는 다르잖아요. ㅋㅋㅋ 근데 전개가 빠른(?) 편이었고(후다닥 진행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역할들 서사를 조금씩이라도 다 보여주며 이해시키려면 이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드라마가 원작이니 그 긴 호흡에 줄이고 줄인 것이 170분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어느 정도 이해는 됐어요.
2층 무대 쓰는 방식이 신선했어요. 2층 발코니석으로 올라가보진 않았는데 여기 앞자리 앉으면 배우가 코 앞에 있을 것 같았어요. 이 공간 잘 활용하면 엄청 다이내믹 한 공연을 볼 수 있을 듯. 1막, 2막 다 잠깐씩 올라가는데 다 인상적이었어요. 수미쌍관인 연출도 좋았고요. 긴 시간 무대 전환이 없다 보니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2층이 있어서 그나마 환기가 됐답니다.
제가 어깨너머로 들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아저씨가 주인공을 참 조건없이 뒷받침해 주는 이야기였어요. 비가 오면 기꺼이 나의 우산이 되어주는. 흔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 아닌. 근데 그 전후로도 참 많은 에피소드가 있고, 어떻게 꼬이는지를 보게 되었지 뭐예요? 불륜이 이렇게 된다고? 지안이가 살인을 했다고? 어라? 약을 타네? 도청을 한다고?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ㅋㅋㅋ 우리 아저씨는 홍인인간인데 시가를 막아주진 못했네? 버럭 할 땐 하는구나, 들이받을 줄 아는 사람이었어. 아이고 광일아...... 아니 왜 그렇게 가버린 거니. 와, 나 이제 <나의 아저씨> 본 사람 됐잖아요. ㅋㅋㅋ
러프하게 알고 있었던 저와 원작 드라마를 본 사람의 관람평은 매우 다를텐데요. (원작은 비교를 제대로 할 테니까.) 안 본 입장에서 한 번은 볼만하다. 뭘 말하려는지 잘 알겠고(비루한 필력이라 글로 표현을 다 못하지만), 그걸 한 편의 드라마로 잘 표현했다고 느껴집니다. 지안이 서투르게나마 화이팅을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느리지만 변해가는 그 과정이 보기 좋았던 극입니다.
본 날의 캐스트가 그랬는지 지안과 윤희의 감정 기복? 목소리의 높낮이가 도드라지지 않아서 조곤 조곤 진행되는 것 같았는데 마냥 진지하진 않았고 중간중간 준영의 꼬라지( ..)a가 웃음을 줬던 기억이 나네요. 몇몇 웃포가 있었는데 기억 휘발로 적을 수가 없다는 점 아쉽게 남겨두고요. ㅋㅋㅋ 한 번 더 보게 된다면 앞자리로 가서 배우들 표정이 보고 싶고, 그럴 수 없다면 오글이라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공전조 #공연전시조아 #연극나의아저씨 #엘지아트센터 #나의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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